[데일리차이나= 박나현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7일에서 10일 사우디아라비아에 국빈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비롯한 사우디 고위 인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어 중국-아랍 정상회의와 걸프협력이사회(GCC)에 참석해 중동 지역에 중국 진출의 길을 열었다.
한편,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한국 기업 총수들과의 회담 이후 잇따라 중국과 회담을 진행했다. 정상회담을 개최한 배경으로 사우디의 ‘비전 2030 네옴시티’ 건설을 빼놓을 수 없다
‘비전2030 네옴시티’는 사우디 정부가 2030년까지 사우디에서 서울의 44배에 달하는 대규모의 친환경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줄곧 사우디의 주요 에너지원이었던 석유 대신 친환경을 앞세운 ‘네옴시티’는 그린수소, 태양광 등 여러 분야의 기술이 필요하다. 사우디는 한국에 이어 IT와 신재생 분야 투자에 적극적인 중국을 통해서도 ‘네옴시티’ 건설에 필요한 기술을 조달하려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사우디와 중국의 정상회담은 단순히 두 국가 간의 기술 교류만을 나타내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사우디는 이번 네옴시티의 초고속 인터넷 단지 건설에 중국의 화웨이 기업을 참여하게 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사우디의 우방국인 미국에서 개인 정보 유출과 중국의 기술 굴기 견제 등을 이유로 퇴출당한 전력이 있다. 그러므로 화웨이의 참여는 단순한 ‘기술’협력 보다는 정서적 협력도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수십 년간 사우디와 미국은 ‘페트로 달러와 안보 보장’을 통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과거 사우디의 반정부 기자가 사우디 정부에게 살해당했다는 의혹이 있는 ‘카슈끄지 사건’과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왕따’ 발언 등 여러 사건으로 인해 양국의 굳건했던 관계는 흔들리고 있다. 이 틈을 타 중국은 이번 회담을 시작으로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국가와 외교 기반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완전한 미국 우방국에서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외교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중국과 사우디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이 향후 미국과 중국, 사우디의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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