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무역관 김성애
중국 정부가 급격히 침체된 자동차 수요를 살리기 위해 자동차 구매 제한을 완화하고 구매세를 600억 위안 감면해주는 경기 부양책을 꺼냈다. 각 지방정부도 농촌지역 자동차 소비, 신에너지차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강화하면서 자동차 소비 진작에 나섰다.
1. 차량 구매세 감면
지난 5월 23일 리커창 총리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경제를 정상궤도로 되돌리고 합리적 구간에서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6개 분야, 33개 경기안정 종합대책을 수립했는데 이 중 ‘자동차 구매제한 완화 및 자동차 구매세 600억 위안 감면’ 등 자동차 소비진작책이 담겨져 있었다. 재정부와 세무총국은 6월 1일부터 연말까지 7개월간 판매가(부가가치세 미포함) 30만 위안 이하, 배기량 2.0ℓ 이하 차량의 구매세를 50%* 감면하기로 했다. 주*: 중국의 자동차 구매세율은 10%
중국 정부가 차량 구매세 감면을 통해 자동차 소비를 자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후 2009년, 2015년 두 차례 차량 구매세 감면책을 실시한 바 있다. 시행 첫해는 구매세율을 절반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고 이듬해는 2.5%p 인하한 7.5% 세율을 적용했다. 2014년부터는 친환경 기조에 따라 신에너지차 구매세를 면제했다.
<과거 중국 자동차 구매세 감면책 시행 내역>
[자료: 중국 재정부, 광파(廣發)증권발전연구센터]
2. 보조금 지원 강화
중국 국무원이 ‘자동차 구매세 600억 위안 감면’을 선언한 나흘 만에 공업정보화부는 지방정부에 농촌지역의 자동차 소비진작, 자동차 소비쿠폰 발행 등 정책을 제정,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 실제로 중앙정부의 지시가 있기 전부터 각 지방정부는 자동차 보조금 재원을 마련하고 기준을 발표했다. 보조금 지원 대상은 주로 신에너지차이며 전통 내연기관차는 10만 위안 이하의 저가 제품을 대상으로 한다. 보조금액은 2,000~2만 위안이며 지역 경제발전, 재정 상황에 따라 다르다. 광저우, 선전 등 자동차 구매제한 도시들은 신에너지차 번호판을 추가 발급하는 조치도 내놨다.
<지방정부 자동차 보조금 지원 계획>
[자료: 人民咨詢, 광파(廣發)증권발전연구센터]
전망: 소비진작 효과 및 자동차 시장에 대한 영향
민성(民生)증권연구원이 과거(2009년~2010년)에 시행한 중국 자동차 소비 진작책의 효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 세수 우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차량 수가 가장 많고 직접적으로 소비 진작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은 차량 구매세 감면이다. 농촌지역 자동차 소비진작, 신에너지차 보급 확대를 위한 보조금 지원도 1000억 위안대의 신차 소비를 창출했다.
<2009~2010년 자동차 소비 진작책 효과 비교 분석> (단위: 만 대, 억 위안)
[자료: 민성(民生)증권연구원]
2009년~2010년 중국 승용차 판매량은 각각 전년대비 52.9%, 33.3% 증가한 1032만 대, 1375만 대로 나타났다. 이 중 구매세 감면 대상인 배기량 1.6ℓ 이하 차량의 판매량은 718만 대와 946만 대로, 각각 전년대비 70.9%, 31.8% 증가했다. 구매세 감면 대상인 저배기량 차량이 전반 승용차 판매 증가세를 견인한 것이다. 2015년은 4분기부터 감면책이 추진됐기 때문에 그 효과가 이듬해인 2016년에 나타났다. 판매(2429만 대, +15.1%) 증가율이 3년 만에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2017년까지 증가세가 유지되면서 판매량(2474만 대, +1.9%)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동차 구매세 인하 효과>
[자료: CAAM, 광파(廣發)증권발전연구센터]
궈신(國信)증권경제연구소는 구매세 감면으로 2009년과 2010년 승용차 판매량이 각각 155만 7000대, 212만 4000대 증가해 총 368만 대의 소비진작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또한, 2015년 10월부터 시작된 2차 구매세 감면은 374만 대 신차 소비를 창출했다고 진단했다. 이번 600억 위안의 차량 구매세 감면은 100만~150만 대 신차 소비를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했다. 중신(中信)증권은 최대 200만 대 신차 소비를 창출해 3000억 위안 이상의 소비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과거 두 차례의 구매세 감면에 따른 자동차 소비 진작 효과 분석>
[자료: CAAM, 궈신(國信)증권경제연구소]
지방정부의 보조금 지원 강화로 중국 신에너지차 소비는 한층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신에너지차 가격 급등세의 영향도 함께 봐야 한다. 배터리 소재가 상승, 반도체 공급난, 정부지원금 축소로 올 들어 중국 내 신에너지차 가격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신흥메이커, 중국 메이저 로컬 메이커, 합자와 외자기업까지 신에너지차 생산 대열에 가세해 신에너지차 가격인상을 부추겼다. 일부 중저가 제품은 원가 부담이 급격하게 가중되면서 5개월 만에 세 번 출고가를 올렸다.
<2022년 중국 신에너지차 가격 인상 동향> (단위: 위안)
[자료: 경제관찰보(經濟觀察報) 등 현지 언론보도 종합]
업계는 중저가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한층 약화된 가운데 신에너지차 보조금 지원폭이 확대되면서 시장 구조조정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 4월 중국 주요 신에너지차 제조사의 판매상황을 살펴보면 초저가 전기차를 주력제품으로 내세운 상치(上汽)-GM-우링(五菱)만 역성장했다. BYD, 체리, 지리, 둥펑 등 로컬 전통차 업체들은 세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전반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 성장세를 견인했다. 주*: 4월 중국 신에너지차 소매판매 전년 동월 대비 78.5% 증가한 28만 2487대
<2022년 4월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량 TOP 10(제조사)> (단위: 대, %)
[자료: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乘用車市場信息聯席會)]
시사점
민성(民生)증권연구원의 애널리스트 사오장(卲將)은 이번 구매세 감면의 정책 목적은 자동차 소비를 대폭 늘리기보다 시장의 급격한 위축을 막고 정상적 궤도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6월부터 연말까지 7개월간만 시행하는 단기 대책이며 정부가 마련한 재정(600억 위안)으로 지난 두 차례처럼 수조 위안의 소비 진작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당국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중국 자동차 시장이 하반기 다시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대중 자동차 부품·소재 수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2021년 중국 자동차 부품 수입액은 두 자릿 수 증가세를 보이며 역내 최대 규모인 303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대한국 수입액은 15억 달러로 전년대비 15.1% 증가했다. 한국의 중국 자동차 부품 수입시장점유율은 5%, 독일, 일본, 미국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중국 자동차 부품(HS 8708) 수입동향>
[자료: Global Trade Atlas]
한편, 신에너지차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는 중국 기업의 약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후발주자로서 중국 로컬기업들은 지난 몇 년간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신에너지차 산업을 적극 공략하면서 꾸준한 준비를 해왔다. 중국 정부의 지원에 기술력을 끊임없이 강화해온 중국 로컬기업과의 경쟁은 중국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중국 자동차 수출 증가와 더불어 세계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시장 트렌드 변화에 맞춰 전략 조정 등을 고심할 때이다.
자료: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광파(廣發)증권발전연구센터, 궈신(國信)증권경제연구소, 중타이(中泰)증권연구소 등 KOTRA 베이징 무역관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저작권자 ⓒ 디에이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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