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차이나= 심시은 기자]

▲ 최근 사회공포증을 겪고 있다고 느끼는 중국 젊은이들이 많아지면서 사회공포증을 일컫는 용어 ’社恐‘이 온라인상 유행어가 되었다. <사진=百度 제공>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사회공포증(社交恐惧症)을 뜻하는 ‘社恐'이라는 용어가 유행하면서 스스로를 ’소셜포비아‘(社恐)라고 지칭하며 현실 세계에서의 사회화를 두려워하는 젊은이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가 전국 255개 대학의 학생 4,8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 대학생의 약 80%가 자신이 가벼운 사회공포증, 즉 사회불안 장애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으며 그중 7%가 심각한 증상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설문조사가 자기 인식을 바탕으로 이뤄졌지만, 2020년 미국 과학 저널 PLOS One에 실린 한 의학 연구에서도 중국을 포함한 7개국 젊은이들의 사회불안 증세 비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16~29세 사이의 중국 젊은이 중 32%가 사회공포증의 의학적 수치를 충족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타난 바 있다.

황징(黄晶) 심리학 전문가는 중국 내에서의 인터넷 및 전자기기의 발달과 광범위한 소셜 미디어 사용이 젊은 층의 사회적 불안을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셜 미디어가 현대인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이슈이지만, 특히 그것이 중국의 젊은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세계의 다른 많은 지역에서보다 크다”라고 덧붙였다.

지룽메이(吉荣梅) 상하이 정신건강상담센터 심리상담전문가는 “중국 특색의 또 다른 원인은 중국의 한 자녀 정책 시대에 태어난 대부분의 젊은 층이 혼자 자랐고, 그 결과 외동아이라는 이유로 부모와 조부모로부터 지나치게 보호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신을 사회공포증이라고 부르는 모든 사람이 실제로 사회적 불안 장애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룽메이 심리상담전문가에 따르면 이들 중 적지 않은 비율의 사람들은 의학적 개념의 사회공포증을 갖고 있지 않음에도 특정 행사 참가를 거부하기 위한 핑계로 이용하거나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한 것을 스스로에게 ’社恐’이라는 꼬리표를 붙임으로써 정당화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일부 전문가들은 “社恐이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어가 되었다는 사실은 정신건강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높아졌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20년 전만 해도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그에 대해 말하기를 꺼렸지만, 오늘날 우울증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마음의 감기로 느끼는 것처럼 사회공포증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중국사회과학원(CASS)은 젊은이들의 社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에서의 큰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의사소통 기술과 같은 사회적 능력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기에 가정과 학교에서 사회적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충분한 교육과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회에서 현대 젊은이들의 원활한 소통과 교류를 위한 장소나 공간 등을 충분히 제공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자신의 발전에 있어 사회적 교류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온라인에서부터 점차 자신의 교류 범위를 넓히고 적극적으로 마음을 열고자 노력해야 한다.

특히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 발달하면서, 사회공포증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이 온라인에서 소통하고 친목을 다지는 등의 문화가 중국 내에서 주류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대학생들의 사회공포증 문제가 중국 사회에서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