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차이나=박선영 기자]

2021년도 중국 10대 고고학 신(新)발견이 지난 31일 발표됐다. 이번에 선정된 10개의 유적지는 초기 인류의 기원과 중국 선사시대 문명의 발전 등 중국의 유구하고 다채로운 역사 문명의 모습을 선보였다.

중국 10대 고고학 신발견은 중국문물국의 지도하에 중국문물신문사와 중국고고학회에서 주최한 활동으로, 1990년부터 매년 선발 결과를 발표해왔다.

송신차오(宋新潮) 중국 국가문물국 부국장은 “중국 고고학은 중화민족과 중화 문화 기원에 핵심을 두는 학문”이라며 고고학의 중요성을 전했다.

그는 “고고학이 없으면 중국의 역사를 전면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며 “고고학은 단순히 문물을 발굴해내는 것이 아닌 우리 역사와 문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기에, 매년 발표하는 중국 10대 고고학 신발견은 학술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중요한 사회적 의미가 있다”라고 이번 활동의 의미를 강조했다.

1. 쓰촨(四川)성 다오청(稻城)현 피뤄(皮洛) 구석기 시대 유적

▲ 쓰촨성 다오청현 피뤄 구석기 시대 유적 7개의 문화층에서 대량의 석기가 발굴됐다. <사진=百度 제공>

이곳은 지금까지 티베트고원에서 발견한 유적지 중 가장 면적이 크고 잘 보존된 구석기 시대 유적지이다. 이 유적지의 7개 문화층에서 아슐리안 석기를 포함한 석기 6000여 점이 발견되었다. 초기 인류의 지혜와 기술이 상당히 발전했음을 알려주는 아슐리안 기술이 고 해발 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고고학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왕요우핑(王幼平) 베이징대 고고학 교수는 “피뤄 구석기 시대 유적의 발견은 초기 인류가 고 해발 지역의 극단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는 세계적인 고고학적 발견”이라고 말했다.

2. 후난(湖南)성 리(澧)현 지쟈오청(鷄叫城) 유적

▲ 후난성 리현 지쟈오청 유적의 평면도 <사진=央广网 제공>

지난해 10월 9일 후난성 창더(昌德)시 리현에 위치한 이 유적지에서 약 4700년 전의 목조 건축 터가 발견되었다. 이곳에서 발견된 보존상태가 양호한 건축 구조와 터는 선사시대 장강 유역의 건축형식과 기술을 이해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중국 토목건축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3. 산둥(山東)성 텅저우(藤州)시 강상(崗上) 유적

▲ 산둥성 텅저우시 강상 유적에서 발굴된 다원커우 말기 무덤 <사진=百度 제공>

천싱찬(陳星燦) 중국 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 소장에 의하면 이곳은 길이 800m, 폭 550m, 면적 40만㎡에 달하는 중국 고고학 역사상 처음으로 발견된 다원커우(大汶口) 문화 말기의 성이다. 다원커우 문화란 중국 산둥성 황하 하류 지역에서 약 6000년부터 존재했던 신석기 문화 시대이다. 이곳에서 발견된 다원커우 문화 말기의 무덤과 예기(禮器)의 발견은 그 시대의 장례 제도를 연구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다.

4. 안후이(安徽)성 펑양(鳳陽)현 명중도(明中都) 유적

▲ 안후이성 평양현 명중도 유적에서 발견된 건축물에 장식으로 사용되는 이수(螭首) <사진=百度 제공>

명중도는 명 태조 주원장이 자신의 고향인 안후이성에 1369년부터 건축을 시작한 도성이다. 백만 명의 노동자를 고용해 6년 만에 완공한 명중도는 베이징 자금성보다 더 큰 84만㎡의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명중도는 원나라의 궁궐 건축 문화를 이어받고 한(漢)민족의 문화와 융합한 새로운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도성으로, 중국 다민족의 문화융합 과정을 보여주기에 높은 역사적 연구가치를 지닌다. 또한, 사료에 정확히 기록되지 않아서 명중도 궁전의 형태는 미스테리로 남겨져 있었는데, 최근 발굴을 통해 형태와 구조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이에 관한 연구가 크게 추진되었다.

5. 쓰촨(四川)성 광한(廣漢)시 싼싱두이(三星堆) 유적

▲ 사천성 광한시 싼싱두이 유적에서 발굴된 금으로 만들어진 가면. <사진=百度 제공>

싼싱두이는 3000년~5000년 전의 고촉(古蜀)문화 유적으로, 서남지역에서 범위가 가장 넓어 문화예술이 다채로운 문화다. 작년 3월부터 발굴을 시작한 싼싱두이 유적의 6개 제사갱에서는 보존상태가 양호한 2300여 점의 문물을 포함하여 총 1만 2000여 점의 문물이 발견되었다. 금으로 만들어진 가면, 새 모양의 금속 액세서리와 청동정준인물상 등 정교하고 아름다운 문물들의 출토는 싼싱두이 유적의 문화 역사적 가치를 다시 한번 사람들에게 알렸다.

6. 후베이(湖北)성 윈멍(云夢)현 정자후(鄭家湖) 묘지

▲ 후베이성 윈멍현 정자후 묘지에서 출토한 목간 <사진=百度 제공>

전국 시대 말기부터 한나라 초기는 중국 통일국가가 형성되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정자후 묘지는 바로 이 시대의 묘지로, 지난해 총 116개의 무덤에서 귀중한 문자 재료와 정교한 그림이 출토되었다. 이는 전국 시대 말기 진나라와 초나라의 문화가 점차 융합되고 후에 한문화에 통합되는 중국 문명 발전의 중요한 역사적 시기를 보여주었다. 특히 약 700자가 적힌 전국 시대 말기의 목간은 당시 사회상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문헌일 뿐만 아니라 고고학, 고문자학, 고문헌학, 고대사 등 다양한 방면에 자료를 제공하여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7. 산시(陜西)성 시안(西安)시 장춘대묘(江村大墓)

▲ 산시성 시안시 장춘대묘에서 출토한 인장 <사진=百度 제공>

고고학자들을 역사 문헌과 무덤 속 호화로운 부장품, 의복, 관공서 인장 등 1500여 점에 달하는 출토 문물들을 분석해 장춘대묘가 한 문제(文帝)의 무덤이라고 확인했다. 펑황주이(鳳凰嘴)가 한 문제의 무덤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았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또한 서한(西漢)의 제왕릉 제도의 형성, 발전 연구에 상세한 자료를 제공하여 연구에 큰 도움을 주었다.

8. 허난(河南)성 난양(南陽)시 황산(黃山) 신석기 시대 유적

▲ 허난성 난양시 황산 신석기 시대 유적에서 출토한 옥석기 <출처=百度제공>

황산 유적은 양사오문화(仰韶文化), 굴가령문화(屈家嶺), 석가하문화(石家河文化) 등 옥석기를 중심으로 신석기 시대의 문화들이 생겨난 유적지이다. 기원전 5000년부터 3000년경까지 황하를 따라 광범위하게 존재했던 거주지와 공방, 무덤과 다양한 문화 유물이 발견됐다. 이곳은 신석기 시대 문화가 가장 잘 보존된 건축물 중 하나로, 벽체가 높게 남아있고 내부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이는 대중에게 고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옥석기 제작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9. 간쑤(甘肅)성 우웨이(武威) 당대(唐代) 투위훈(吐谷渾) 왕족 무덤군

▲ 간쑤성 우웨이 당대 투위훈 왕족 무덤군에서 출토한 진묘수 <사진=百度 제공>

이 유적지의 발굴로 사서(史書)에 상세히 기록되지 않았던 투위훈이라는 서북지역 유목민족이 알려졌다. 이 무덤군은 가장 규모가 크고 보존이 잘 된 당나라 고급 무덤군이다. 전문가들은 이 무덤군의 발견으로 투위훈 민족이 중국에 편입되면서 그들의 문화, 사상, 생활에 생긴 변화와 발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무덤군에서 출토한 각종 도용(陶俑), 진묘수(鎭墓獸), 금, 은, 무기 등 정교한 유물은 투위훈 왕족의 장례 의식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실물 자료를 제공했다. 또한, 이는 당나라와 실크로드 주변 민족과의 교류 관계사, 물질 문화사와 공예 미술사 등 연구에도 중요한 가치가 있다.

10. 신장(新疆) 위리(尉犂)현 커야커쿠두커(克亞克庫都克) 봉수(烽燧) 유적

▲ 신장 위리현에 위치한 커야커쿠두커 봉수 유적 모습 <사진=百度 제공>

신장 위리현에 위치한 커야커쿠두커 봉수 유적은 최근 중국 변방과 실크로드 지역의 중대한 발견으로 큰 의미가 있다. 봉수는 높은 곳에 봉화를 올려 변방 지역에서 발생하는 병란이나 사변을 중앙에 알릴 수 있게 설비한 곳이다. 중국에서 당나라 봉수를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첫 번째로서 고대 중국의 요새와 군사건축 연구에 풍부한 실물 자료를 제공했다. 이곳에서 출토한 문서들은 지금까지 발견된 당대 문서 자료 중 양이 가장 많고 기록 내용이 풍부하여 매우 높은 사료적 연구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