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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자국기업도 ‘눈 찟기’?

송여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1/05 [15:49]

이제는 자국기업도 ‘눈 찟기’?

송여란 기자 | 입력 : 2022/01/05 [15:49]

[데일리차이나=송여란 기자]

 

▲ 논란이 된 싼즈송슈의 광고 <사진=百度>  © 데일리차이나


‘3마리의 다람쥐’라는 귀여운 이름과 함께 중국 견과류 시장을 석권하며 자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중국 식품 브랜드 싼즈송슈(三只松鼠). 이번 새로운 광고가 ‘동양인 비하’를 연상케 했다는 논란이 일며 자국민에게 미운털이 제대로 박혔다.

 

싼즈송슈는 지난 12월 자사의 컵라면 광고에서 아이라인으로 눈꼬리를 길게 뺀 진한 메이크업의 여성 모델을 등장시켰다. 모델의 얇고 옅은 눈썹과 도드라지는 광대는 서구권에서 동양인을 비하할 때 주로 사용하는 클리셰다. 해당 광고가 큰 반발을 사자 싼즈송슈 측에서는 “모델의 화장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분들께 사과를 전한다”며 “해당 광고 사진은 물론 유사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사진까지 모두 삭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제까지 해외 브랜드의 ‘동양인 비하’ 논란은 비일비재했다. 해외브랜드의 신제품 포스터, TV 광고, 심지어는 공식 석상에서 CEO들의 발언들도 심심치 않게 논란이 되곤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자국 기업에서 일어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그간 해외 브랜드가 자아낸 논란을 인지하지 못한 듯한 자국 기업의 행보에 중국 누리꾼들은 더 큰 분노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은 ‘동양인 비하’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디올은 상하이에서 열린 ‘레이디 디올 전시회’에서 얼굴에 주근깨가 뒤덮인 짙은 눈화장의 동양인 모델의 사진을 전시하며 중국 시장에서 공분을 산 이력이 있다.

 

바로 지난 12월에는 구찌가 핸드백 광고에서 ‘찢어진 눈’의 아시안 모델을 사용했다. 당시 구찌는 중국 SNS 웨이보 계정에서는 모델의 얼굴보다는 핸드백 제품만 확대한 사진을 게재한 반면, 트위터 계정에서는 모델과 핸드백이 모두 보이는 사진을 업로드하면서 중국인에게 더한 분노를 샀다. 중국 네티즌들은 ”구찌가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반응했다.

 

그중에서도 중국 소비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 브랜드는 단연 이탈리아의 돌체앤가바나가 으뜸이다.

 

돌체앤가바나는 2018년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TV 광고를 공개했다. 중국인으로 보이는 한 동양인 여성 모델이 젓가락으로 힘겹게 피자를 집어먹는 장면과 함께 “이 조그만 막대기 모양의 도구로 우리(이탈리아)의 위대한 전통 마카리타 피자를 어떻게 먹어야할까요?”라는 나레이션이 흘러나왔다. 해당 광고는 명백한 동양 문화 조롱이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설상가상으로 돌체앤가바나 공동창업자 스테파노 가바나의 발언은 돌체앤가바나가 더욱 악명을 떨치는 데에 일조했다. 해당 광고에 대하여 중국 네티즌과 SNS에서 설전을 벌이던 그는 “중국은 똥 같은 나라”라는 메세지를 남긴 것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그는 단순히 SNS 계정이 해킹을 당한 것이라며 해명하기에 나섰지만, 이는 이미 돌체앤가바나의 중국 패션쇼가 취소되고 알리바바에서 그들의 제품이 판매 중단된 이후였다.

 

한편 싼즈송슈의 광고 모델 차이낭낭은 이번 논란에 대해 이 같은 말을 남겼다. “눈이 작은 나는 중국인이 아니라는 것인가?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매우 무기력하다. 나는 전문 모델로서 광고주가 원하는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을 뿐이다. 이것이 어떻게 하다 중국인을 모욕한 것인지 모르겠다”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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