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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열풍과 저작권을 둘러싼 중국과의 악연...

KCAU | 기사입력 2021/11/14 [08:22]

오징어게임 열풍과 저작권을 둘러싼 중국과의 악연...

KCAU | 입력 : 2021/11/14 [08:22]

[데일리차이나=KCAU 마소현, 박서희, 권재욱, 김보경]

 

▲ 중국 상하이 인민광장 인근에 있는 달고나 가게에서 손님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917일부터 미국 OTT 서비스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다. 중국 역시 오징어 게임의 매력에 푹 빠지면서 콘텐츠를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극을 패러디하는 2차 창작물이나 극중 등장한 달고나 등을 굿즈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중국 시청자까지 사로잡은 오징어 게임

중국 MZ 세대의 트렌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숏 필름 플랫폼인 중 하나인 틱톡의 중국판 버전 더우인(抖音)에는 오징어 게임의 폭발적인 인기를 체감할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찬마마(蝉妈妈)에 따르면 한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한 영상이 조회수 추산 7740만 회, 좋아요 200만 회를 기록 했다. 그뿐만 아니라 오징어 게임 달고나 도전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영상들은 평균 좋아요 수 15만 회, 평론 수 5000개 이상을 웃돌고 있다.

 

▲ ‘오징어 게임’ 2차 창작 컨텐츠나 체험관 등 숏필름이 올라오고 있는 더우인 (사진=더우인 캡쳐)  © 데일리차이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오징어 게임 해시태그가 붙은 게시물의 누적 조회 수가 20억 회를 훌쩍 넘었다. 오락 업계 빅데이터 플랫폼 윈허슈쥐(云合数据) 통계 결과, 오징어 게임이 웨이보 실시간 검색 순위에 처음 오른 것은 첫 방영일로부터 5일이 지난 922일이다. 이후 1011일까지 인기 검색어 총 차트와 엔터테인먼트 차트에 총 48회 등장했고, 하루 평균 1.7회 차트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도 오징어 게임 달고나가 등장했다. 중국 관망 매체에 따르면 한 달 동안 1만 개 넘게 판매한 쇼핑몰 입점 업체도 있다. 오징어 게임과 같은 디자인으로 선전 중인 이 업체는 원형, 우산형 등 모양에 따라 난이도를 구분한 뒤 개당 10위안에 원통형 상자와 바늘 등도 제공한다. 이외에도 트레이닝복과 감시자들의 점퍼 슈트와 가면과 같은 의상과 소품도 인기리에 팔려나가고 있으며, ‘오징어 게임을 주제로 꾸민 체험관이나 식당 등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중국 누리꾼과 매체 사이에서는 이의 흥행 원인을 분석하는 일도 잦아졌다. 누리꾼들은 대체로 극 자체의 흥행 원인을, 매체들은 극의 주제의식과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의 역사를 분석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또한 한국에서 전 세계의 호응을 받는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요인 분석에 관한 기사도 쏟아졌다.

 

흥행 속 붉어진 오징어 게임표절 문제

그러나 좋은 상황 속 오징어 게임은 중국 방송국의 표절 문제를 피할 수 없었다. 중국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쿠(優酷)에서 전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과 유사한 프로그램 제작을 발표했다. ​제작사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에는 유년 시절 게임에 도전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담긴다. 이름에 오징어가 들어갈 뿐만 아니라 유년 시절의 게임이라는 콘셉트도 매우 유사하다. 제작진이 공개한 포스터에서도 오징어 게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공개한 포스터에는 오징어 게임특유의 분홍색 ‘○△□’문양이 곳곳에 들어가 있다. 중국 누리꾼들이 오징어 게임을 표절했다며 비판을 시작하자 유쿠는 사과·해명의 글을 올렸다. 유쿠 측은 해당 포스터는 진작에 폐기된 초안인데 직원의 실수로 공개됐다라며 최종적으로 결정된 프로그램의 제목은 게임의 승리라고 밝히며, 표절 문제를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의 문화 콘텐츠 불법 복제 문제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에 의하면, 지난 5년간 한국 콘텐츠를 가장 많이 불법 유통한 국가가 중국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5년간 국산 IP(지식 재산권) 콘텐츠 불법 유통 적발 건수 현황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체 적발 건수 41만여 건 중 중국이 85000여 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 방송의 한국 예능 베끼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0년대 중반까지는 합법적으로 판권을 구입하거나 공동 제작하곤 했지만, 사드 사태로 인해 한한령이 발동되면서 표절이 본격화됐다. 후난위성TV중찬팅tvN윤식당을 그대로 베꼈다. 출연진의 캐릭터, 화면 구성, 주방 구조, 카메라 각도까지 비슷하다. 같은 방송의 <친애적객잔>JTBC<효리네 민박>, <향왕적 생활>tvN<삼시세끼>와 유사하다. 상하이 동방위성TV<사대명조>KBS<‘안녕하세요>를 베꼈는데 출연자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까지 똑같다. JTBC<히든싱어>, MBC<전지적 참견 시점>, SBS<미운 우리 새끼>, Mnet<너의 목소리가 보여>도 각각 <은장적 가수>, <너와 나의 매니저>, <아가나소자>, <우적가신아>라는 이름으로 표절됐다.

 

이러한 사례를 봤을 때 중국 방송들의 한류 표절이 심각한 수준이다. 단순한 아이디어 도용 차원이 아니라 프로그램 콘셉트, 의상, 배우들까지 대놓고 베끼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방송사는 훔친 포맷으로 버젓이 후속 시즌을 제작하는가 하면 해외에 수출까지 나서고 있다.

 

방송뿐만 아니라 게임 플랫폼과 앱스토어 등을 통해 유통되는 게임 콘텐츠의 경우, 영화·웹툰의 불법 복제물 유통 문제와 달리 지식 재산권(IP) 등 저작권을 침해받는 사례도 문제가 되고 있다. 주로 중국 게임 제작사가 한국 게임 콘텐츠를 모방해 시장에 내놓는다. 심지어 일부 게임은 국내 원작을 국외 시장에서 짝퉁'으로 내모는 일도 있다.  그리고 정부 발표에 따르면 게임 산업 수출은 2017881444만 달러(102811억 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한류 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큰 수출액을 기록했다. 웹툰 분야 역시 네이버웹 툰을 필두로 글로벌 진출을 강화하며 한류 문화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영화 역시 최근 봉준호 감독작 <기생충>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 시장에서 국산 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류 콘텐츠 인기 이면에는 불법 복제'가 있다. 게임 산업의 경우 중국에서 한국의 인기 게임을 베껴 만드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고, 웹툰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법 복제물 유통이 성행하고 있으며, 영화 산업은 국외 불법 복제물로 인해 수출액이 급감했다.

 

국내 콘텐츠 업계는 불법 복제물과의 전쟁을 창과 방패'에 비유한다. 막아도 다른 방법과 유통책을 이용해 복제물이 유통되기 때문이다. 2019년 공개된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불법 복제로 인한 영화시장의 피해와 영화 수출액 감소 수준이 심각하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불법 복제로 영화시장 피해액은 26499억 원, 영화 수출액은 전년대비 32.3% 급감했다. 자료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불법 복제로 인한 영화 합법저작물 시장 침해 규모는 20188550억 원, 최근 3년간 총 264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화 합법저작물 시장규모는 201831949억 원이다. 불법 복제물이 온라인 유통경로를 통해 합법저작물 시장을 침해한 피해 규모는 7759억 원(90.7%), 오프라인을 통해 침해한 피해 규모는 791억 원(9.3%)으로 나타났다.

 

한국영화 해외수출 추이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전년 대비 82.1%의 상승률을 보이던 영화 수출액은 2017년에는 17.5%로 떨어졌다. 2018년 한국 영화 해외매출 총액은 800만 달러(948400만 원)2017년 대비 32.3% 감소했다. 한국게임학회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 게임 베끼기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져 온 고질적인 문제다. 중국 법원이 저작권 침해를 지적하지 않자 중국 게임 제작사가 이를 악용한 것이다.

 

넥슨의 경우 200610월 중국 텐센트를 상대로 중국 북경시 법원에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2005년 중국 시장에 출시된 ‘QQ()’이 넥슨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표절작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마화텅 텐센트 창업자는 창조적 모방'을 회사 철학으로 내세운 바 있다. 중국 게임사는 수많은 한국 게임을 베껴 만들었다. 중국의 넷이즈는 펍지의 배틀그라운드'를 모방한 황야행동'을 일본 시장에 선보였다. 넷이즈는 짝퉁 게임으로 일본 앱스토어에서만 37000만 달러(4100억 원)의 매출을 가져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이 판호와 중국과의 게임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를 지원하고 양성해야 한다.

 

우리는 앞서서 중국에서의 엄청난 오징어 게임열풍을 살펴볼 수 있었다.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없는 중국에서 대체 어떻게 오징어 게임이 유행을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불법 복제나 방화벽 우회(VPN) 등을 이용해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법은 중국인들 사이에서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 된 상황이다. 실제로 장하성 주중대사는 10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중국 60여 개 사이트에서 오징어 게임이 불법 유통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넷플릭스가 뒤늦게 대응에 나섰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지난 2015년 한국문화체육관광부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가 발효되면 중국에서는 무단 복제 방지를 위한 조치를 마련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우리의 저작권을 침해했을 때, 구제 절차 또한 신속히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그러나 현재 중국에서 작성자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정식적으로 서비스 되지 않은 불법 유통 플랫폼을 통해 한국 방송이나 드라마를 어렵지 않게 접근해 무료로 시청하고 있다.

 

저작권법에 대한 중국인의 인식

저작권은 저작권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 창작물을 만든 사람의 노력과 가치를 인정해 창작자에게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저작권의 또 다른 목표는 상생을 통한 산업 발전이다. 창작자뿐만 아니라 사용자, 콘텐츠까지 보호해 문화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저작권법이 존재하는 것은 처벌이 목적이 아니다.  

 

중국인들은 이러한 저작권법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불법 콘텐츠들이 법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을뿐더러, 당연히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을 큰 범죄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소수다. 또한 콘텐츠를 시청하는데 있어 대가를 지불하는 것에 있어 굉장히 보수적인 편이다. 현재 중국 유명한 콘텐츠 앱 iQiy는 한국 돈 4000원 정도만 지불하면 vip회원으로 업그레이드되어 대부분의 드라마나 영화 등 다양한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이것 또한 하지 않고 무료 사이트를 찾아보는 사람들이 아주 많은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중국정부가 과연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을까? 중국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한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인가? 중국정부는 본인들에게 불리한 정보나, 사회의 해악을 끼치는 정보가 인터넷에 돌아다닐 경우 빠르게 접근을 차단한다. 즉 중국 정부는 본국의 인터넷 통제를 굉장히 잘하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하성 주중대사가 공식적인 일정에서 공식적으로 서비스되지 않은 오징어 게임을 언급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중국 정부도 자국 인터넷상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가 심각한 단계에 이른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묵인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중국은 저작권 등 지식 재산권을 침해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지목되어 왔다. 최근 중국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례를 보더라도, 중국인들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은 아직까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중국은 외부의 압박에 의해서 저작권법을 만들었었고, 울며 겨자 먹기로 시행했었다. 다시 말해 자발적으로 만든 법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들이 공론화되지 않았을뿐더러, 정부 역시 소극적으로 대응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 미중 무역전쟁이후 저작권 보호를 강화, 중국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의 권리도 상당 부분 보호하겠다고 발언하였다.  중국 정부가 본인들이 한 말을 진심으로 준수, 이행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한국 기업들은 더 이상 저작권 침해 문제로 고통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  중국 정부, 기업들은 저작권 보호가 상생을 위한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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