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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자금성, '톈궁’

KCAU | 기사입력 2021/10/01 [11:10]

우주의 자금성, '톈궁’

KCAU | 입력 : 2021/10/01 [11:10]

[데일리차이나=KCAU 이해린, 이서연, 권재욱, 문준영, 소선아, 마소현, 도재훈]

 

 “귀환선 착륙!”

지난달 17, 중국 네이멍구의 하늘에는 우주비행사 세 명의 무사 귀환을 알리는 붉은색 낙하산이 펼쳐졌다.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난 중국 우주인들은 "무사히 임무를 완수했다"라며 귀환 보고를 했다. 이들의 무사 귀환은 중국의 독자적인 우주 정거장 건설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우주인들은 3개월 동안 우주정거장 핵심 모듈인 '톈허'에 머물며 우주선 수리 보수, 설비 교체, 과학 실험, 우주 유영 등의 활동을 하였다. 3개월간의 톈허에 머문 것은 중국 우주비행사가 단일 임무로 우주에 머문 최장 기록이 되었다.

 

핵심 모듈 '톈허'가 포함된 우주 정거장의 이름은 바로 '톈궁‘(天宮·하늘 궁전)이다.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올라가 소란을 피운 천상의 궁전이자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겠다는 중국의 야망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름이다. 고도 400~450km, 각도 42~45도에서 10년간 떠 있을 예정인 톈궁은 우주인 세 명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총중량은 180t()에 달한다.

 

중국이 하늘에 궁전을 짓고자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우주 굴기'를 이루고자 함이다. 우주 정거장은 궤도의 다른 인공위성들을 수리하는 중간 기지 역할을 한다. 우주 정거장을 통해 인공위성이 수집한 정찰, 통신, 기후예측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이 데이터들을 5G, 빅데이터, 클라우드와 더 나아가 군사 핵심 기술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또 우주정거장을 무중력 상태에서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중요한 우주 정거장 건설은 중국의 우주 개발 기술이 획기적으로 도약했음을 보여준다. 중국 과학계는 톈궁 건설 이후 우주선과 자유로운 도킹, 정밀한 지구 환경 모니터링, 우주환경 탐사 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92년부터 30년간 이어진 톈궁 건설은 중국의 오랜 꿈이었다. 1990년대 미국은 국제 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 ISS)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의도적으로 중국을 배제했다. 미국의 표면적인 이유는 중국의 우주 기술이 낙후되어 참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지만, 속내는 옛 소련과 같은 사회주의 우주 강국의 출현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미국의 우주 군사력을 쉽게 염탐할 수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에 중국을 초대한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미국의 방해에도 중국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우주 개발의 경험을 축적해왔고 마침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독자적인 유인 우주선 비행 기술을 완성했다. 그리고 얼마 후인 2024년이 국제 우주정거장의 임무가 종료되는 해이기 때문에 톈궁이 유일한 우주 정거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유인 우주 비행 프로젝트는 크게 3단계로 진행됐다. 1단계는 우주 공간으로 올라가는 것, 2단계는 우주선 밖으로 나가는 것, 마지막 3단계는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것이었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1단계에서는 유인 우주선을 발사해 유인 우주 비행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2단계에서는 도킹 기술과 우주선 외부 유영을 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마련하였다. 3단계에서는 우주정거장을 건설해 다양하고 규모가 큰 우주 개발 실험을 장기적으로 벌일 수 있는 토대로 구축하는 것이었다.

 

유인 우주 비행 프로젝트에 앞서 중국은 무인 우주 비행을 4차례 실시했다. 우주 비행선 이름은 선저우(神舟)로 무인 우주선이었던 선저우 1~4호의 성공적인 우주 비행을 발판 삼아 유인 우주선 선저우 5호와 6호를 잇따라 쏘아 올렸다. 우주 공간으로 올라가는 기본적인 목표를 달성한 후에는 우주인이 우주선 밖으로 나가는 목표를 세웠다. 2008년 선저우 7호를 쏘아 올린 중국은 2011929일 마침내 첫 번째 우주 정거장 모델인 톈궁 1호를 발사했다. 톈궁 1호에는 각종 실험 장치와 관측 장비가 실려 있었으나 가장 주요한 사명은 무인 우주선 선저우 8호와의 도킹이었다. 역사적인 첫 도킹 성공에 자신감이 붙은 중국은 20126월과 20136월 유인 우주선 선저우 9호와 10호 도킹에도 연거푸 성공했다. 이제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우주선 바깥으로 나가서 우주 정거장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준 톈궁 1호는 2016321일 임무를 완수한 뒤 201842일에 남태평양 타히티 북쪽 지역으로 떨어졌다.

 

톈궁 1호의 성공은 우주 비행 프로젝트 2단계가 거의 완성되었음을 알리는 것이었다. 이에 중국은 2010년 유인 우주 정거장 계획을 발표하여 3단계 착수를 선언하였다. 3단계는 우주 실험실 임무와 우주 정거장 임무로 이루어져 있다. 중국은 우주 개발사의 새 이정표를 만든 톈궁 2호를 2016915일 발사하여 유인 우주선 선저우 11호와 도킹 후 양자통신, 우주 식물 연구, 감마선 폭발 관측, 모바일 네비게이션 정확도 향상 실험 등을 진행했다.

 

톈궁 1호와 2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선저우 11호를 타고 온 두 명의 우주 비행사들이 30일 동안 실제로 톈궁 2호에서 우주 생활을 한 것이다. 20161117일 선저우 11호는 두 명의 우주비행사를 싣고 지구로 돌아왔었다. 이처럼 2017422일 톈궁 2호는 화물 우주선 톈저우 1호와 도킹하여 연료 주유까지 마친 후 톈궁 프로젝트에 대한 확신을 더욱 높였다.

 

3단계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저궤도 유인 우주 정거장 건설, 저궤도 우주 장기 유인 비행 기술의 완성, 저궤도 우주에서의 과학 실험과 기술 실험 및 자원개발 등이다. 이를 위해 톈궁 건설 계획은 총 14개의 시스템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우주비행사 시스템, 우주 공간응용 시스템, 유인 우주선 시스템, 화물 우주선 시스템, 달 탐사 우주선인 창정 2F 발사체 시스템, 창정 7호 발사체 시스템, 주취안 발사장 시스템, 하이난 발사장 시스템, 통신 관측 시스템, 우주 공간 실험실 시스템, 우주 정거장 시스템, 착륙장 시스템, 광학 모듈 시스템이 그것이다.

 

중국 우주정거장의 꿈이 응축된 톈궁(TG)은 핵심 모듈, 유인 우주선, 2개의 실험 모듈, 화물 모듈 등 총 5개의 모듈로 이루어져 있다. 핵심 모듈의 명칭은 톈허 (TH) 이다. 1번 실험 모듈은 원톈(WT), 2번 실험 모듈은 멍톈(MT), 화물 모듈은 톈저우(TZ)라고 부른다. 톈허, 선저우, 멍톈, 원톈, 톈저우는 각각 독립적인 비행체지만 핵심 모듈과 결합하여 여러 형태의 조합체를 구성할 수 있다. 각 모듈은 핵심 모듈의 관리하에 협력적으로 운행되어 우주정거장을 유기적인 완성체로 만든다.

 

핵심 모듈은 길이 18.1m(미터), 최대 직경 4.2m (미터), 발사 질량 20t~22t()이며 노드 모듈, 생활 통제 모듈과 자원 모듈로 나뉜다. 우주 정거장의 관리와 통제를 맡는 톈허는 우주 비행사들의 거주 공간이기도 하다. 다른 모듈들과 도킹해 우주 실험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톈허에는 총 다섯 개의 도킹 포트가 있어 화물 우주선 한 대, 유인 우주선 두 대, 실험 모듈 두 대와 동시에 도킹할 수 있다. 그리고 우주비행사들의 외부 활동을 위한 출구 포트도 있다.

 

유인 우주선 중 가장 최근에 발사된 것은 선저우 12호이다. 이 우주선은 우주 비행사 세 명을 태우고 2021617일 지구 궤도로 출발했다. 선저우 12호는 추진 모듈, 귀환 모듈, 궤도 모듈로 이뤄져 있고 길이 9m에 총 중량은 8t이다. 궤도에서는 세 모듈이 함께 비행하고, 귀환 전에야 궤도 모듈과 추진 모듈이 차례대로 분리돼 귀환 모델만 지상에 착륙하게 된다. 착륙 시에는 낙하산과 착륙 완충 엔진으로 속도를 줄인다.

 

원톈과 멍톈은 길이 각 14.4m, 최대 직경 각 4.2m, 발사 질량 각 20~22t의 실험 모듈이다. 1번 실험 모듈 원톈은 실험 모듈과 핵심 모듈의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는 반면,2번 실험 모듈 멍톈은 실험 모듈 기능만 있다. 이들은 핵심 모듈과 도킹하여 우주 공간 실험과 신기술 실험 등을 수행한다. 핵심 모듈의 백업 기능도 맡아 항법, 방향 제어, 추진 등의 임무를 담당하기도 한다.

 

화물 모듈 톈저우의 직경은 최대 약 3.35m, 발사 질량은 13t 미만이다. 톈저우는 우주 정거장과 지상관제 센터를 잇는 연결 고리다. 우주 정거장의 소모된 연료 보충, 우주 비행사들의 작업 용품 및 생활용품 운송, 우주 정거장의 과학 실험 설비와 용품 운송이 주요 임무다.

 

톈궁 우주정거장은 2022년 완공될 예정이다. 완공까지 모듈 발사 3, 화물 비행선 발사 3, 유인 우주선 발사 4회 등 총 11회의 비행체 발사가 예정되어 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429일 이미 핵심 모듈 톈허가 우주 비행사 세 명의 거주 공간과 생명 유지 시스템, 톈궁 비행 궤도 및 방향 제어 장치를 실은 채 발사되었다. 530일에는 우주 비행사들의 식품과 연구 장비를 실은 텐저우 2호와 톈허의 도킹이 있었다. 921일에는 비행사들의 생필품과 6톤의 실험 장비를 실은 텐저우 3호가 톈허와 만났다.

 

 

미중 패권 경쟁이 모든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중국에 톈궁 건설은 우주 개발를 넘어 중국 꿈(中国梦) 실현 그 자체일 수도 있다. 더욱이 미국과 러시아가 공동 운영했던 국제우주정거장은 2024년 퇴역할 예정이다. 중국 과학원 우주 공간 응용 엔지니어링 및 전략기획연구실 장웨이 부주임은 “2024년에는 톈궁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궤도에서 운행하는 우주정거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경제 여건상 양적인 군사력 팽창의 한계를 보이고 있는 반면 중국은 거침없이 군사력을 키우고 있다. 군사력 증강의 핵심은 우주 군 확장에 있고, 우주 군 확장의 밑바탕이 바로 톈궁과 같은 우주 건설 사업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중국의 우주전 준비라고 일컫는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619일 자 기사에서 과거에는 인공위성 등 군사적 측면의 우주개발이 주로 재래식 무기 운영을 위한 통신과 지휘 통제 목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지금은 우주에서의 직접적인 대결 및 전투를 위한 우주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우주 도메인 장악 경쟁에서 러시아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의 우주 개발에는 국내 정치적 목적도 숨어 있다고 보고 있다. 우주정거장과 유인우주선 등의 쾌거를 통해 공산당의 위대함을 홍보하고 미국과의 우주 굴기 경쟁을 가속화해 공산당 집권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중국인들의 애국주의를 부추겨 미중의 전방위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의 우주 개발이 과거 미국과 소련이 벌였던 위험한 경쟁인 스타워즈양상으로 흐를지 인류에 도움이 되는 제3의 길로 나아갈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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