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차이나=KCAU 김태우, 김채림, 임재성, 한수현]

▲ <사진=Unsplash 언스플래쉬 제공>  © 데일리차이나

지난 5월 중국에서 택배 상자에 담긴 동물들이 택배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블라인드 동물 박스', 즉 임의의 동물을 소포로 보내는 열풍이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대중의 공분을 샀다. '애완동물 블라인드 박스'는 소비자가 동물이 담긴 상자를 주문한 후 우편으로 배송받는 상품이다. 한 택배회사 창고와 트럭에는 동물들이 들어 있는 상자가 가득 쌓여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은 동물 박스 열풍 현상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상에서 이루어지는 전반적인 동물 구매에 대한 조치를 변경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 택배 배송 중 동물구조단체가 찍은 동영상 캡쳐<사진=百度제공>     ©데일리차이나

이 사태가 적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5월, 멸종 위기에 처한 새들이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사이트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동물 학대 논란은 한 번 더 붉어졌다. 또 8월에는 중국 sns를 통해 살아있는 강아지를 세탁기에 넣어 돌리는 영상이 퍼지면서 동물 학대의 심각성과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대두되었다. 이처럼 동물을 구매, 운송, 판매 그리고 동물 학대 등 최근 중국에서는 동물권에 대한 이슈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동물권

중국 관련법상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을 불법으로 판매 및 구매, 운송하는 범죄는 장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형사 구금에 처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온라인상에서 암암리에 이루어지는 거래를 공안 당국이 단속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앞서 말했던 강아지를 세탁기에 돌린 사건은 공안 측이 견주에게 행동에 대한 경고를 주는 것에 그쳤다. 오히려 영상을 제작한 사람에게는 고의로 동물 학대를 연상케 하는 자막을 사용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며 행정구류 5일을 내렸다.

반면 중국 내에서 동물권이 발전하고 있는 행보도 보인다. 중국에서 개고기 식용금지 법안이 통과된 것이다. 작년 4월 중국의 농업농촌부가 목축법상 가축의 종류에서 개, 고양이를 제외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이런 변화는 코로나19로부터 시작되었다. 전염병이 야생박쥐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중국 정부는 전역의 야생동물 거래와 소비를 금지하였다. 그리고 홍콩과 인접한 선전시(深圳市)는 중국 지방정부 중 최초로 개와 고양이의 식용을 금지하였다.

중국 동물 보호 단체

사실 중국은 오래전부터 동물 보호단체를 설립하여 동물 보호에 힘을 쓰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단체로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China Wildlife Conservation Association)와 중국소동물보호협회(China Small Animal Protection Association)가 있다.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는 1983년에 중국 정부 주도로 설립되었으며 1984년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가입했다. 야생동물의 보호와 번식을 위하여 자연보호구역 종사자와 야생동물 애호가들로 구성된 단체이며 중국 야생동물 보호 사업의 발전을 촉진하고 멸종 위기의 희귀동물들을 보호하고 구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국가의 야생동물 보호 방침·법령 관철, 희귀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홍보 교육 실시,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과학적 연구 및 학술적 교류, 야생동물 보호 자금 모금, 각국 자연보호 기구와 연계하여 국제협력 및 교류를 하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조류 사랑의 주(爱鸟周)’, ‘야생동물 홍보의 달’ 등 다양한 형식의 교육 및 과학기술 교류 활동을 통해 전 국민의 자연보호 의식을 높이고 과학지식을 보급하며 법치 관념을 강화하고 더 나은 과학기술과 문화 교류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중국소동물보호협회는 민간단체에서 1992년에 정부로부터 최초로 인가를 받아 설립되었다. 생명 존중, 정신문명 선도, 인도주의 정신을 발전시키는 것을 바탕으로 동물을 지키고, 동물의 생존권과 학대받지 않을 권리를 보호한다. 또 작은 동물의 생활 조건, 사육 수준을 개선·향상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어떠한 동물 학대 행위와 사상도 단호히 반대한다.

다른 나라의 동물권은 어떠한가

중국은 야생동물 보호법이 따로 있어 야생동물이 법률적으로 보호를 받는다. '중화인민공화국 야생동물 보호법'(中华人民共和国野生动物保护法)에서는 야생동물을 보호 및 구조, 야생동물 자원 보호 및 발전을 통해 합리적으로 야생동물의 자원을 이용하고 생태계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에 관한 보호법을 규정하였다.

야생동물과 일반 동물에는 차이가 있기에 야생동물은 그들이 필요한 자원과 서식지 등의 보호가 필요하다. 야생동물 보호법은 1988년 11월 8일에 제정안이 통과되었고 1989년 3월 1일부터 실시되었다. 2021년 중국은 32년 만에 야생동물 보호 대상을 대폭 확대하면서 총 517종류가 추가되었다. 이번 개정은 32년간 야생동물 및 멸종위기종의 보호 상황이 크게 변화된 상황을 수용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 법률에 따르면, 아직 일반적인 동물(비 야생동물)은 법률의 주체가 아니다. 중국에서 일반동물은 법적인 권리도 보호할 의무도 존재하지 않는다. 반려동물의 경우에만 사람의 재산으로 인정되어 소유권과 같은 법률로 보호받고 있다. 이러한 일반동물의 인식은 중국 형법에서도 나타난다. 중국 형법 중 동물을 소중하게 대할 수 있도록 보호를 진행한다는 규정이 있다. 중국 형법 제3장 '사회주의 시장 경제 질서를 파괴한 죄', 제6장 '사회관리 질서를 해한 죄 중 환경자원 보호를 파괴한 죄’

형법의 본질은 일반동물을 생물로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이 아닌 수입 수출품 또는 국가자원으로 여겨지며 보호를 받는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중국 법률에서 동물이 물건으로 여겨지지는 않지만 움직일 수 있는 재산으로 여겨져 법이 적용된다. 법률상에서 중국의 일반동물은 우리가 사용하는 책상, 핸드폰과 별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즉 중국 사람이 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사육자와 반려자는 소유권을 가지고 재산으로 인정되어 그 사람이 사용하는 물건과 동물이 같은 위치로 여겨진다. 따라서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배타적 지배, 점유, 사용, 수익의 권리를 가지게 된다. 아직 중국에서 동물권에 대한 인식은 생명의 존중보다 사람의 소유물이나 재산으로 존중됨을 보여주고 있다.

동물보호법의 시초이자 동물보호법의 모범국인 독일은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중국과는 반대된다. 독일은 1990년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문장을 독일 민법 조항에 추가하였고 2002년에 최초로 동물권을 헌법으로 제정하였다. 독일은 법률상으로 동물이라는 생명 그 자체에 대한 보호를 시작하며 체계적으로 법을 제정하여 동물의 권리를 인정하였다.

한국도 동물을 생명체로 존중하고 보호하고 있다. 동물보호법 제1조 '이 법은 동물에 대한 학대 행위의 방지 등 동물을 적정하게 보호·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동물의 생명 보호, 안정 보장 및 복지증진을 꾀하고, 건전하고 책임 있는 사육문화를 조성하여, 동물의 생명 존중 등 국민의 정서를 기르고 사람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법률 제16977호, 동물보호법)’

한국은 2021년 2월 12일 동물보호법을 개정하며 한동안 한국에서 큰 이슈였던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 강화와 맹견 소유자의 보험 가입 의무화 조항을 신설하였다. 이를 통해 한국이 동물권과 동물 보호에 관한 인식을 점점 높이고 있으며 더 평화롭고 조화로운 사람과 동물 간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의 동물권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조기교육이 아주 중요하다. 공부와 인성 역시 조기교육이 중요하듯이 초등학교 때부터 동물을 대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불필요한 신체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것과 굶주림 및 질병 등에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이 범죄에 해당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이를 어길 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이렇게 조기교육을 통해서 동물을 사랑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해주며 생명으로 존중하며 동물을 대해야 함을 가르쳐주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은 현재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임과 동시에 아직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나라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토지 자원 개발이 끊이지 않고 새로 지어지는 골프장, 터널과 같은 토지 개발은 야생동물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참담한 결과를 야기한다. 이런 부분에 있어 중국은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중국의 외적인 성장과 비례하여 내적인 성장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