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1 중국 우한무역관 김종원
- 2016년 이후 5년만의 중부굴기 정책 관련 새로운 문건 발표 - - 2035년까지 현대화 경제시스템 구축을 통해 공동부유 달성 목표 - - 한-중부 지역의 교역규모 증가 속도, 중국 타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아 -
중국 국무원, <신시대 중부 지역 고품질 발전 추진에 관한 의견> 발표
중국 중부지역은 후베이성(湖北省), 후난성(湖南省), 허난성(河南省), 안후이성(安徽省), 장시성(江西省), 산시성(山西省) 6개 성(省)을 일컫는다. 중부지역 전체 인구수는 약 3억6800만 명, 토지면적은 전체의 10.7%에 달하며 중국 전체 GDP의 21.9%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농산품, 에너지 원자재 생산기지였던 중부지역의 주요 성들은 현재 내수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중국 경제 발전에 있어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1년 7월 22일, 중국 국무원은 <신시대 중부 지역의 고품질 발전 추진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중부지역 경제성장을 위한 산업발전 비전을 제시하는 중부굴기의 일환으로 발표된 이번 정책은 2016년에 이어 5년 만이다. 중부굴기 정책은 2006년에 처음 언급되었으며 2012년, 2016년에 세부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문건에는 제조, 교통, 과학, 교육,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계획을 통해 향후 15년간 중부지역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또한 발전 목표로 R&D 투자 비중 확대와 선진 제조업 및 현대 서비스업의 융합을 처음으로 언급하는 등 중부지역 경제의 ‘질적 발전’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중부지역 발전 목표
자료: <신시대 중부 지역의 고품질 발전 추진에 관한 의견>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컸던 후베이성에 대해서는 ‘후베이성 경제 및 사회 발전을 지원하는 일련의 정책을 신속히 시행하여 후베이성의 경제 및 사회 질서의 전면적 회복을 추진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전체 문건에서 후베이성은 총 9번 언급돼 6개 성 중 가장 많이 언급되었으며, 그 뒤로 장시성, 산시성(각 7번), 후난성(6번), 허난성(5번), 안후이성(4번)이 뒤를 이었다.
중부 6성 지도
자료: 텅쉰왕
중국 경제의 안정적 지지대로 성장 중인 중부지역
2020년 기준, 중부 6성의 전체 GDP는 총 22조2200억 위안으로 2006년보다 4.2배 증가했다. 중국 전체 GDP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3.8배 증가했고 중부 6성의 전체 GDP 점유율은 2006년 19.8%에서 2019년 22.1%까지 높아졌다. 중부 6성의 성장세는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2021년 상반기에는 2019년 수치를 다시 회복했으며, 연말까지는 그간의 증가 추세를 다시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중부 6성의 중국 전체 GDP 점유율 변화 추이(%)
자료: 중국 통계국
중국 4대 권역별로 비교해도 중부지역은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다. 2019년 코로나19 이전의 데이터를 보면, 중부 6성의 전체 GDP는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해서, 서부지역(6.7%), 동부지역(6.1%), 동북지역(4.5%)보다 더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렇듯 중부지역은 현재 중국 경제성장의 안정적인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2019년 중국 4대 지역 경제 발전 현황 비교 (단위: 조 위안, %)
자료: 중국 통계국
이처럼 중부지역이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는 원인은 크게 네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임금 및 부동산 가격 급등 등 연안지역의 경영환경 악화로 국내외 기업들이 내륙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리자동차가 장시성에 전지공장을 건설하고 중국 4대 디스플레이 기업인 VISIONOX가 안후이성 허페이에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등 내륙지역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IT, 신재생에너지차, 바이오 등과 같은 신흥산업의 투자가 두드러지고 있다.
둘째, 글로벌 경쟁 심화와 보호주의 확산으로 점차 내수시장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상반기 기준으로 GDP 규모는 중국 31개 성시 중 허난성이 5위, 후베이성이 8위, 후난성이 9위, 안후이성이 10위를 기록했으며, 중부 6성 중 4개성이 10위안에 들 정도로 내수시장 규모가 성장한 상황이다. 특히 내수 중심의 쌍순환 정책에 따라 향후 중부지역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셋째, 동북 및 서부지역의 경우 중공업과 전통산업이 경제의 기반이 되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해당 산업의 경제 기여도는 점점 줄어들고 있어 이에 대한 상대적 효과도 있다. 첨단산업, 서비스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국의 산업 체질 변화도 한 몫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국 고속철 네트워크 확장사업과 일대일로 인프라 구축 정책에서, 물류산업의 강점을 갖고 있는 중부지역이 많은 이익을 얻으면서 경제성장에 탄력을 받았다. 특히 우한, 정저우 등 중부지역의 대도시는 고속철 확장사업 이후 중국 전체의 물류 중심지가 되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 여력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쌍순환 정책으로 탄력 받는 중부지역 내수시장
최근 쌍순환 정책의 핵심인 내수시장의 중요도가 높아지면 중국 중부 6성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2006~2020년 중부 지역의 소비, 투자 및 무역 성장률이 중국 전체 성장률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했고, 중국 경제 각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① 소비: 중부 6성의 전체 소비 규모는 2006년 2203억 달러에서 2020년 1조3323억 달러까지 증가하여 14년간 5.05배 증가했고 연평균 성장률은 13.7%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중국 전체 증가율 4.13배(연평균 12.4%)을 훨씬 웃돌며, 중국 전체 소비 분야 비중이 19.9%에서 23.5%로 상승했다.
② 투자: 중부 6성의 고정자산 투자 규모는 지난 14년간 3029억 달러에서 2조4078억 달러로 증가하여 6.95배 성장했고 연평균 성장률이 20.7%에 달했다. 투자 분야 역시 해당 기간 중국 전체 증가율 4.83배(연평균 17.4%)보다 증가폭이 컸으며, 전체 점유율도 19%에서 25.9%까지 상승했다.
③ 무역: 대외무역에서도 2006년 602억 달러에서 2020년 3876억 달러로 14년 동안 5.43배(연평균 성장률 14.2%) 성장했고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증가율 1.65배(연평균 8.3%)보다 증가폭이 컸으며, 전체 점유율 역시 19%에서 25.9%로 상승했다.
2006~2020년 중부 6성 내수시장 발전 현황 (단위: US$ 억, %)
주*: 2018년부터 각 성은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만 발표하고 구체적인 금액은 발표하지 않아, 투자는 2017년 데이터 기준 자료: 중국 통계국
또한 중국 정부는 중부지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2006년부터 '중국 중부 투자무역 박람회'를 2년마다 중부 6성에서 순차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박람회 주요 내용은 대외개방 정책, 무역, 투자 유치, 관광, 학술 포럼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중부지역 산업정책과 발전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종합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자료: 중국중부투자무역박람회 공식 홈페이지
내륙시장 공략과 저렴한 토지 및 인건비 등 사업환경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2000년대 중반부터 연안지역에 위치한 기업들의 중부지역 이전이 본격화되었다. 2008년에는 폭스콘(FOXCONN)이 정저우시로 생산기지 이전 후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이 2000억 위안을 넘어섰고 올해 3월에도 허난성 란카오시 등 2개 도시와 40억 위안 규모의 공장 신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여전히 중부지역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2018년에는 BOE가 우한에 디스플레이 패널 10.5세대 생산라인 공장을 설립하면서 우한은 중국 디스플레이 3대 기업(TIANMA, CSOT, BOE) 생산시설이 밀집해있는 도시가 되었고, 3개 기업의 누적 투자액은 1350억 위안에 달한다.
한국-중부 6성 교역 현황
한국과 중부 6성의 교역 규모는 중부굴기 정책과 맞물려 2006년 41억 달러에서 2020년 243억 달러까지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이 13.6%에 달했다. 지난 14년간 한국의 중부6성 수출 규모는 32억 달러에서 88억 달러로 증가했고, 수입 규모는 9억 달러에서 155억 달러로 15배 이상 증가했다.
2006~2020년 한국-중부 6성 교역 현황 (단위: US$ 억 ,%)
주: 성장률은 연평균 성장률임 자료: KITA, IHS MARKIT
한국과 중부 6성의 무역 규모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0년부터이다. 당시 연안지역의 물가 및 임금 상승 등 경영환경 악화로 국내외 기업이 생산시설을 내륙으로의 이전했는데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분야의 생산시설이 중부지역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그후 관련 기술에 우위를 점하고 있던 한국 장비 및 부품의 수입량이 늘어나면서 교역량도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2012년 한국의 중부 6성 무역수지는 흑자로 전환되었다.
현재 한국의 중부 6성 주요 수출 제품으로는 반도체칩, 광학제품, 디스플레이 생산장비 및 부품 등이 이며, 주요 수입품목은 전기저항기, 전자기기 부품, 철강제품 등이다.
2006-2020년 한국-중국 중부지역 무역 추세 (단위: US$ 억)
자료: KITA, IHS MARKIT
중부지역 신흥산업의 새로운 발전 국면
중부 6성에는 신흥산업 또는 선진 제조업에 대한 투자금액이 연안지역 대비 상대적으로 낮고 아직까진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비즈니스 발전 가능성이 높아 산업 전환 및 신흥산업 투자에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또한 중국 전체 대학의 1/4 정도가 중부 6성에 위치하고 있어, 신흥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적자원 역시 충분한 편이다.
이번에 발표된 <신시대 중부 지역의 고품질 발전 추진에 관한 의견>에는 중국 정부에서 중부지역에 집중적으로 육성할 산업군을 명시하고 있는데, 선진제조업, 현대서비스업, 현대농업, IT 산업, 신에너지차, 항공우주, 바이오의약 등과 같은 신흥산업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신시대 중부 지역의 고품질 발전 추진에 관한 의견 주요 내용 및 유망산업
자료: 신시대 중부 지역의 고품질 발전 추진에 관한 의견
전망 및 시사점
오늘날 중부 6성은 우한, 정저우 등 GDP 1조 위안 이상의 대형도시 4곳이나 포함되어 있을 만큼 중국 내에서도 입지가 강해졌으며, 거대한 내수시장 풍부한 노동력으로 인해 연안지역의 더 많은 공장이전과 투자가 중부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중부지역은 현재 중국 정부의 '쌍순환 정책’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문건의 핵심은 기존 중부지역의 경제발전 ‘굴기’에서 앞으로는 경제의 ‘질적 발전’을 목표로 하겠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담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 중부지방의 인적, 물적 인프라를 십분 활용하여 향후 중부 6성을 선진 제조업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며 총 8개 부문, 25개 조항으로 구성된 문건에는 선진 제조업, 과학기술 발전, 농업 농촌 현대화 가속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향후 몇 년간 중부지역의 각 지방정부는 신흥산업에 막대한 투자 및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중앙정부 역시 코로나19 이후 올해를 후베이성 특별 홍보의해로 지정하는 등 내수시장 육성의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우리 기업은 양질의 성과 창출을 위해 중부지역의 ICT, 신에너지자동차, 친환경, 의료바이오, 스마트제조 등의 분야에서 파생되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또한 중부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현지기업들과도 선제적, 전략적 협력을 모색할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자료: 중국 국무원, 중국 통계국, KITA, IHS MARKIT, 허쉰왕, 중국경제시보, 소후차이징, KOTRA 우한 무역관 자료 종합 /KOTRA <저작권자 ⓒ 디에이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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