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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혁신인가 도박인가

KCAU | 기사입력 2021/09/03 [12:37]

핀테크, 혁신인가 도박인가

KCAU | 입력 : 2021/09/03 [12:37]

[데일리차이나=KCAU 신성은, 김채은, 노가희, 박영민, 유효정]

 

▲ <사진=CANVA 제공>  © 데일리차이나

 

핀테크(Fintech)’ 대부분의 사람에게 낯설고도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핀테크는 금융을 의미하는 Finance와 기술을 의미하는 Technology를 붙여 만든 용어로, 그 의미를 알기 이전에는 무슨 산업인지 아리송할 수 있다. 익숙한 듯 생소함을 이유로 나와 관계없으리라 생각할 수 있지만, 만약 당신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면서 여러 용도로 자주 사용한다면 당신 역시 핀테크의 사용자이며 수혜자일 가능성이 크다.

 

핀테크라는 이름은 낯설 수 있지만, 핀테크가 활용된 분야는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이 많다. 대표적인 예로 QR 코드가 있다. 미로찾기 같으면서 신조형주의 화풍의 그림 같기도 한 그 코드는 태어난 지 30년이 되었으며 특정 지역에서는 물이나 휴지와 같이 당연해진 생필품이자, 입체적인 개개인에게 부여된 하나의 평면적 정체성이다.

 

1980년대 말부터 연구가 시작되어 빠른 속도로 발전된 QR 코드 기술은 이제 중국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삶의 일부이다. QR 코드 사용의 보편화에 중국 모바일 메신저인 Wechat(微信)이 큰 역할을 했다. 실제로 중국에 가면 본인 이름보다 微信还是支付宝”(위챗이요, 즈푸바오요?-결제 수단을 가르킨다)를 더 많이 들을 것이다.

 

중국 내 QR 코드는 여러 기능을 가지고 있다. 정보 획득과 모바일을 통한 상품 주문 및 결제의 기능을 한다. 일반적인 음식점이나 카페 이외에도 중국에서 결제 수단으로 QR 코드를 사용하는 곳은 아주 많다. 택시, 간식을 파는 노점상, 친구 간의 더치페이 같은 일상적인 거래까지도 QR 코드로 가능하다. 정보 제공부터 상품 결제, 개인 간의 거래까지 중국에서 QR 코드가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 어렵다.

 

QR 코드는 이쯤 알아두고, 다시 핀테크에 집중해보자. 핀테크(Fintech)는 앞서 말했듯 금융(Finance)’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이다. 금융과 IT가 결합하여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모바일/인터넷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뜻한다. 인터넷이 보편화하고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속도로 발달하자 이에 맞춰 온라인 결제 서비스와 인터넷 뱅킹 등 기초 단계의 핀테크가 등장했고,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폰뱅킹 등의 이용이 많아지면서 현재의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핀테크의 응용 분야는 모바일 결제부터 로보어드바이저까지 다양하지만 가장 자주 사용되는 분야는 두 가지로 간추릴 수 있다.

 

휴대폰이 곧 지갑, 간편 결제 서비스

간편 결제 서비스는 이제 우리에게 익숙하다.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여 복잡한 절차를 생략하고 지문인증, 얼굴인식 등의 간편한 방식으로 결제하거나 타인에게 송금하는 기술이 간편 결제 서비스이다.

 

기존의 오프라인 신용카드 결제방식은 가맹점에 설치된 카드 단말기를 통해 밴(VAN: Value Added Network, 부가가치 통신망)사로 결제 정보를 보낸다. 밴사는 이를 신용카드사로 결제 정보를 전달하고 매회 카드 결제를 할 때마다 밴사는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다.

 

최근 모바일 기기로 직접 결제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는데, 모바일로 결제하게 되면 밴사를 통하지 않고 단말기 제조사가 직접 신용카드사로 결제 정보를 보내기 때문에 밴사를 통한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모두를 괴롭히던 공인인증서를 요구하지 않고 간단한 지문인식, 홍체인식 또는 비밀번호 입력만으로도 타인에게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들도 넓은 범위에서 보면 간편 결제 서비스에 포함된다. 대표적으로 토스(Toss)나 카카오 페이 등이 있다.

 

한정적인 이용 범위, 부가 서비스/할인 혜택의 부족, 고질적인 보안 문제 같은 부작용이 있으나, 대부분의 이용자들의 편리성 등의 장점 때문에 부작용을 알면서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펀딩의 세분화: 크라우드 펀딩

마음에 드는 노트북 케이스를 SNS에서 보고 구매하려고 링크를 타고 들어갔더니 목표액 XXX , XX XX일 제작 예정이라는 문구와 함께 펀딩 사이트로 연결되거나, 희소병에 걸린 환우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는 광고를 한 번쯤은 접해 보았을 것이다. 대충 어느 곳에 기부하거나 조금 오래 기다려서 한정판 물건 사는 방식 정도로 치부되었던 그 펀딩은 크라우드 펀딩, 엄연히 핀테크의 한 영역에 속해 있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대중(crowd)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다는 의미가 있다. 일종의 투자인 건 분명하나, 기존의 주식상장 등과 같이 복잡한 절차 없이 웹/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불특정 다수인 대중들에게 특정한 보상을 대가로 투자를 받는 방식을 말한다.

 

당연히 세상에 공짜는 없고, 보상이 없는 투자는 더더욱 없다. 크라우드 펀딩에서의 보상은 크게 기부형(Donation-Based), 후원/리워드형(Reward-Based), 지분투자형(Equity-Based), 대출형(Lending-Based)4가지로 나뉜다. 기부형의 보상은 기부를 통한 기쁨, 후원/리워드형의 보상은 제품이나 서비스 등 창작자가 미리 제시한 특정한 결과물, 지분투자형은 주로 신생 기업이나 비상장 기업들의 주식이나 채권 등의 지분, 대출형은 P2P 대출 후 상환되는 현금이다.

 

그 중 P2P 금융은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가장 큰 크라우드 펀딩 시장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핀테크를 논의할 때 크라우드 펀딩과 별개로 다뤄지기도 한다. P2PPeer to Peer의 줄임말로, 개인과 개인을 연결한다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은행이라는 매개체를 생략하고 개인과 개인의 거래를 직접 이어주는 새로운 거래 방식이다. 즉 돈이 필요한 개인이나 프로젝트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형태의 크라우드 펀딩이라고 할 수 있다. 은행이라는 중간 매개체가 없기 때문에 중신용 대출자 중 대출이 필요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율로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교적 높은 이자로 수익을 얻는다는 장점이 있다. P2P 금융은 은행 대신 기술력을 가진 벤처회사들이 투자자와 대출자를 중개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물론 소정의 수수료가 포함되어 있다). 해당 기업들은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이용자들의 신용도, 관심 분야(투자) 등을 평가하고 정리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특유의 불안정성과 예고된 정부의 규제와 각종 실패 사례 때문에 주춤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으나, 아직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크라우드 펀딩의 형태인 만큼 한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계의 메가트렌드

최첨단 시대라고 불리는 21세기, 과학 기술은 이제 우리 생활의 각 영역에 깊숙이 자리 잡게 되었고, 이제 우리의 일상생활은 과학 기술 없이는 불편해지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우리 생활에 관여되어 있는 크고 작은 기술 중에 최근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핀테크는 현대인들의 금융 생활에 빠질 수 없는 기술이며 투자 분야의 키워드이다. 우리에게 생소하면서도 익숙한 모순적인 그 분야, ‘핀테크는 왜 이렇게 화제일까?

 

첫째, 결제의 편리성이다. 신용카드가 보급된 이후 신용카드는 빠른 속도로 사람들의 지갑에 자리 잡게 되었다. 백 원 단위부터 수천만 원에 이르기까지 마그네틱 카드 한 장이면 쉽게 결제할 수 있는 편리성으로 인해 사람들은 한겨울에 붕어빵을 사 먹기 위해서 다니는 비상금 2,000이외의 다른 것들은 대부분 카드로 결제하게 되었다. 카드의 등장이 지갑을 가볍게 만들어 주었다면, 핀테크의 등장은 지갑 자체를 두고 다닐 수 있게 해 주었다. 휴대폰 간편 결제/송금 서비스로 현금이나 카드 없이도 결제가 가능해졌다. 심지어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폰 없이 자신의 지문이나 얼굴 인식으로 결제하는 방식도 도입하여 소비자의 결제와 송금이 더욱 편리해졌다.

 

둘째, 빅데이터와 핀테크의 관계성이다.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은 2010년대 후반과 2020년대를 이끄는 키워드이다. 핀테크 역시 빅데이터 분석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핀테크에 빅데이터 분석으로 고객의 신용도, 개인 정보까지 파악하는 알고리즘 기술이 등장하게 되었다. 실제로 옷 쇼핑 목적으로 몇 번 검색하다 보면 며칠 후 포털 사이트 광고에 옷 광고가 많이 노출되거나, SNS에 장난스레 급전이 필요하다는 푸념을 늘어놓으면 과장을 조금 보태 며칠 후 포털에 접속했을 때 하나 걸러 하나가 대출 광고 게시글인 경우도 적지 않다. 분석을 통해 알고리즘은 소비자의 취향과 필요한 상품/서비스/콘텐츠를 포털/플랫폼 등에 노출되게 하여 소비자들의 일상에 편리함을 제공한다. 또한, 개개인의 소비 성향, 최신 트렌드 등이 축적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IT 기업들은 그에 맞는 금융 서비스를 출시하였다. 실제로 수많은 핀테크 기업들은 비즈니스 모델 수립 단계에서부터 빅데이터를 이용하고 있으며, 핀테크의 모든 사업 영역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페이코,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 한국에서도 핀테크를 이용한 간편결제 시스템을 이용하기 시작하면 최근에서야 그 분야를 넓혀가는 추세이지만, 해외에서의 핀테크는 몇 년 전부터 이미 뜨거운 시장이었다. 특히 중국에서는 도시, 농촌과 관계없이 전국적으로 핀테크를 이용하고 있다. 중국은 어떻게 발 빠르게 핀테크를 상용화시킬 수 있었을까?

 

남들과는 다르게, 중국의 핀테크 산업

21세기에 접어들며 중국은 무서운 속도의 경제 성장을 이루었고 국민 소득 역시 증가했다. 어느 정도 소비력을 갖추게 된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요의 목소리를 높였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서는 [현금 결제 계좌 기반 결제 카드 결제 모바일 결제]의 형태로, 일종의 결제 시스템의 공식을 따라가는데 중국 결제 시스템의 발전 과정은 이 짜인 공식 같은 단계에서 조금 빗겨나가게 되었다. 즉 현금 결제에서 바로 모바일 결제로 전환되며 급속한 성장기를 맞이했다.

 

모바일 결제 활성화의 배경은 낮은 신용카드 보급률, 모바일 결제의 저렴한 수수료와 축적되는 고객 데이터, 인터넷 쇼핑과 생활 O2O 서비스 성장으로 확대되는 결제 시장, 새로운 유통 시대의 도래를 꼽을 수 있다. 모바일 결제가 중국 내 핀테크 산업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거의 모든 산업이 그렇듯, 국가의 규제는 산업의 목줄을 쥐고 있다. 중국 정부는 모든 산업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즉 핀테크가 발전한 것은 중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시행한 규제 완화의 영향도 컸다는 의미가 된다. 중국 정부는 핀테크 산업 육성을 통해 기존의 금융 인프라와 서비스를 대체 혹은 보완하여 시장에서 모든 주체가 금융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포용적 금융(普惠金融)”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노력을 보였다. 일례로, 포용적 금융이 가져다주는 내수 소비 활성화를 위해 핀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 우선 풀어둔 뒤 문제가 생길 시 고삐를 고쳐 잡는 것(규제/관리감독 강화)이 중국 정부의 전략이었고, 핀테크 산업 역시 이 수순을 따르게 되었다.

 

요약하자면, 중국 핀테크 산업의 성장은 수요가 넘치는 시장과 그에 부응하지 못했던 기존 공급자(은행 등의 금융계), 최근 금융계의 메가 트렌드에 대한 정부의 협조적 태도, 모바일 핀테크에 거부감이 없는 소비자가 합해져 소위 대박을 터트리게 되었다. 이런 최상의 조건 속에서 중국 핀테크 시장의 성장은 누구보다 빨랐고 남들과는 달랐다.

 

핀테크 산업의 몸집이 얼마나 커졌냐 하면, 중국 핀테크 시장 규모는 20172,634억 위안에서 20203,958억 위안으로 훌쩍 성장했다. 2020년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주춤한 것을 고려하더라도, 단일 산업 규모로서는 기록적인 성장이다.

 

▲ <사진=KOTRA 중국의 핀테크 전망, 사이디컨설팅(赛迪顾问) 제공>  © 데일리차이나

 

 

또한, 산업의 규모를 알 수 있는 또 다른 지표인 투자 규모 역시 유의미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통계치의 시작점인 2013년과 비교했을 때 2018년 중국 핀테크 투융자 금액이 무려 20배가 넘는 1,5811,100만 위안으로 급성장했다.

 

▲ <사진=KOTRA 중국의 핀테크 전망, IT JUZI, 췐잔산업연구원 제공>  © 데일리차이나

 

이대로 쾌속 질주?

그렇다면 핀테크 기업들의 쾌속 질주는 아직 유효한가?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는 ‘NO’이다. 2018년 중국 핀테크 투융자가 고점에 도달했다. 급성장한 시장은 여러 폐단을 낳았으며 정부의 브레이크 밟기가 시작되었다.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사태와 중국 당국의 관리 감독이 점차 강화됨에 따라 최근 중국 핀테크 투자 트렌드는 내리막길의 양상을 보인다.

 

눈부신 장점과 기술의 발달로 필연적 흐름처럼 보이는 핀테크 열풍 역시 리스크가 존재한다. 금융소외계층의 확대, 전자금융사고의 빈발, 진입요건 완화로 인한 거래의 불안정성, 그리고 전자상거래로 인한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 분쟁 발생 등이 대표적인 리스크로 꼽힌다. 이 리스크는 핀테크 산업을 도입한 대부분의 국가/지역에서 네 가지 사례를 마주할 수 있다. 중국 역시 이 폐단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첫 번째 악재- 전자화폐의 부작용(실물 화폐 대비 불투명한 금융 경로)과 정부의 규제 시작

본래 핀테크 산업의 성장동력 중 하나는 소비자의 수요에 부응하지 못한 기존의 금융 수단이었다. 하지만 2011년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QR 결제 등)P2P 대출이 성행하면서 불안해 보이던 주요 은행들의 입지를 위협하게 되었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은행들은 QR 코드 결제 서비스의 규제를 위해 금융 당국에 로비를 시도했고 인민은행은 20143월 그들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핀테크 산업 성장의 기대효과를 더 중시하던 금융 당국의 결정은 달랐다. 은행의 텃세를 이겨냈다고 생각한 모바일 결제는 급속도로 커나갔고, 인민은행 역시 20168QR 결제를 합법적인 수단으로 인정하며 탄탄대로에 들어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악재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모바일 결제가 불법 해외 자본유출이나 돈세탁의 창구로 악용되고, 결제업체가 고객의 자금을 전용하거나 고위험상품에 멋대로 투자해 금융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 감독 강화 조치가 내려지게 되었다.

 

중국 핀테크 견제하는 3대장 중 하나, 왕롄의 탄생 역시 이와 관계되어 있다. 왕롄은 인민은행의 지시로 설립된 비은행지불기관 인터넷 플랫폼 운영사이다. 2018630일부로 제3자 지불기구를 통한 모든 결제는 왕롄 플랫폼을 통해 처리된다. 왕롄을 통해 중앙정부는 상관 데이터를 축적하고 금융범죄를 방지하며 자금의 흐름을 관리·감독한다.

 

이렇게 모바일 결제 시장에 하나둘 폐해가 드러나자 왕롄 설립 이외에도 갖가지 규제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일례로, QR 코드 조작을 통한 불편 편취 등 범죄가 잇따르자 노점이나 매장에 비치된 QR 코드를 통해 결제할 경우 일 결제액 상한을 제한하는 조치 등이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인민폐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소비자의 결제 수단 선택권 보호를 위한 조치인 것으로 판단된다.

 

두 번째 악재- 핀테크 대출의 폐해

P2P 대출이 성행하게 된 것은 중국뿐만이 아니다. 한국, 미국, 영국도 P2P 대출이 주목받고 있다. 중신용 대출자들에게 P2P 대출은 비교적 저렴한 이율과 간단한 절차로 기존 금융권 대출 시스템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 기존 금융권 대출 개념도와 P2P 대출 개념도 <사진=우리금융경제연구소 제공>  © 데일리차이나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P2P 플랫폼은 일종의 중개업체일 뿐이다. 투자 혹은 대출을 결정하고 돈을 지불하는 것은 차입자이다. 현존하는 시스템 속에서 P2P 업종은 인터넷 금융업의 발전과 더욱 편리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P2P 업체가 제공하는 정보, 사용자에 대한 신용도 문제, 그리고 관련 법률이나 규제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존재한다. 안정되지 못한 시스템은 시장에 교란을 줄 수 있기에 위험하다.

 

그리고 이는 우리의 생각보다 빨리 구체적 현실로 나타난다. 대부분의 중국의 P2P대출 업체들의 연이율은 국가가 정한 이율을 초과했다. 설상가상으로 砍头息(고리대금업체)들이 이자를 원천징수하는 날에는 차입한 이자를 원금에서 미리 공제할 수 없다는 계약법 200조를 위반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이 범람하고 중소기업들이 높은 대출 비중을 가지고 있었으며 미흡한 신용평가 시스템 등이 발목을 잡아 불안정성의 하모니를 이루게 되었다. 이 고질적인 문제점이 전국의 크고 작은 사건들로 퍼져나가자 중국 정부는 뒤늦게 각종 규제와 법률을 발표하며 사실상 P2P 업계에 사망선고를 내렸다. 하지만 이로써 핀테크 산업에서 미국과 양강 구도를 이루던 P2P 대출에서는 한 걸음 뒤처지게 되었다.

 

피할 수 없는 변화의 바람

핀테크의 성장은 피할 수 없는 변화의 바람이다. 우리는 멋대로 바람을 바꿀 수 없다.

 

경제, 재력, . 돈은 인간에게 있어 참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이다. 사람들은 늘 돈에 웃고 울며 먹지도 못할 종이와 손으로 만지지도 못할 숫자에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핀테크 성장이라는 바람 역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리성과 돈에 대한 관심이 불러왔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적당한 부는 살아가는 데에 분명 유익하다. 우리는 돈으로 먹을 것을 사고, 입을 옷을 사고, 지낼 공간을 마련하고, 무언가를 공부할 여건을 만들고,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역시 모두가 알고 있듯, 돈의 액수보다 돈을 잘 관리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개인이 시장에 존재하는 그 모든 돈을 다 통제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본인의 범위 속에서 재량껏 슬기롭게 관리해 나가는 것이 개인에게도, 시장에게도 유익하다. 즉 돈은 개인에게 있어 불가항력의 바람이고, 개인은 나름대로 이를 잘 이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개인이 주의하는 만큼, 개인보다 더 주의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선 완화 후 규제의 방식은 어떤 방면에서는 적절한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P2P 사태와 같이 자칫 한 업계의 사장(死藏)으로 이어져 큰 손실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같은 사안에 대해 다른 방법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다른 국가의 선례가 있다면 참고하거나(P2P의 경우 미국의 파트너 뱅크 등) 응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자신의 실패를 통해 체계를 다듬어 재정비 및 개선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우선 바람을 잘 읽어야 한다는 점이다. 매번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은 제각기 다른 속도와 다른 방향,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잘 파악한 후 시행착오를 겪을지라도 바람을 잘 이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일 것이다. 중국이 이 숙제를 잘 풀어내어 당면한 문제를 극복하고 핀테크 산업의 큰 손으로 더욱 도약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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