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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차이나 문학산책] 허삼관 매혈기

박수임 | 기사입력 2021/08/16 [18:21]

[데일리차이나 문학산책] 허삼관 매혈기

박수임 | 입력 : 2021/08/16 [18:21]

▲ <사진=네이버 책>  © 네이버 



‘당신의 헌혈 생명을 구합니다’, ‘사랑의 실천 바로 헌혈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봤을 법한 문구일 것이다. 우리는 헌혈을 사랑 혹은 봉사라고 부른다. 그러나 여기 자신의 피로 가족을 살리는 남자가 있다.

 

세계적으로 일명 ‘위화 현상’을 일으킨 중국 소설가 위화. 두 번째 장편소설인 『살아간다는 것(活着)』을 발표한 이후 4년 만에 장편 『허삼관 매혈기(許三觀 賣血記)』를 발표한다. 생사 공장에서 누에고치를 대주는 일을 하던 허삼관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고단함과 쓸쓸함을 전달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이유였다. 이 동네 결혼 조건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남자의 건강이다. 건강하다는 것은 피를 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을 따라 피를 팔러 병원으로 간다. 그렇게 피를 팔고 난 다음에는 보혈과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볶은 돼지 간 한 접시와 데운 황주 두 냥을 마신다.

 

허옥란에게 장가든 이후 허삼관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그의 모든 시간에는 가족이 함께 한다. 첫째 아들 일락이가 대장장이 방 씨네 아들 머리를 박살 냈을 때, 흉년이 들어 식구들이 57일간 옥수수 죽만 마셨을 때, 아들들이 생산대로 들어갈 때 허삼관은 자신의 피를 팔았다.

 

제 몸의 피를 빼어 파는 행위, 매혈(賣血). 1990년대까지 우리나라에도 존재하던 돈을 마련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었다. 매혈 이후에는 일정 시간 건강 회복을 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 목숨까지 바쳐 피를 뽑을 수밖에 없었던 허삼관을 통해 가족에게만큼은 강한 아버지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가족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소설이다. 하정우 주연의 영화도 존재하니, 책을 읽기 전 가볍게 영화를 살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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