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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中양회 핵심 화두로 부상

최혜빈 기자 | 기사입력 2018/03/07 [17:48]

블록체인, 中양회 핵심 화두로 부상

최혜빈 기자 | 입력 : 2018/03/07 [17:48]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블록체인이 핵심 화두로 자리잡았다.

 

블록체인 기술은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암호화폐)를 거래할 때 해킹을 막을 수 있는 일종의 '디지털 거래 기록 공유 원장' 기술로 최근들어 그 특성을 이용한 응용이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번 양회에 정협 위원 혹은 전인대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중국 기업인들은 일제히 블록체인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먼저 중국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IT 공룡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중 하나인 바이두 리옌훙(李彦宏, 정협의원) CEO는 블록체인 기술이 '혁명성'을 가졌다고 언급했다.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 인민대회대표) CEO도 "블록체인은 다양한 부분에서 활용될 수 있다"며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문서나 어음 등을 무단 복제하거나 고칠 수 없어 시대의 한 획을 긋는 기술"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다만 가상화폐발행(ICO)에 대해서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수장인 마윈(马云) 회장은 양회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비트코인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서도 "분명한 건 비트코인 뒤에는 블록체인이라는 매우 강력한 기술이 들어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 최대 가전유통업체 쑤닝의 장진둥(張近東, 인민대회대표) 회장은 빅데이터와 AI, 블록체인 등 신기술의 융합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2위 모바일 게임업체 ‘넷이즈’ 창업자 딩레이(丁磊) CEO도 "블록체인은 그 자체로 하나의 기술"이라며 "이 기술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며 애플리케이션 적용 가능 범위가 넓고 예컨대 스마트 계약, 바이오 정보, 사람 간 신뢰문제 등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협위원으로 양회에 참석한 저우옌리(周延藝) 보험감독괸리위원회 부주석은 "블록체인 기술로 보험 서비스 효율과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반대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는데, 중국 온라인 생활정보업체 58퉁청(同城)의 야오징보(姚勁波) 회장은 "블록체인의 장기 전망은 밝지만 최근 해당 기술이 가상화폐 발행에만 활용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열린 중국 전역의 지방 양회에서도 '블록체인'을 비중있게 다뤘다. 저장성 항저우(杭州)시는 양회를 통해 올해 △공급 측 개혁 △ 성장동력 전환 및 구조조정 심화 △AI·가상현실(VR)·블록체인·양자기술·우주항공 등 미래산업의 적극적 육성 등을 주요 사업으로 제시했다. 중국 도시 중 최초로 블록체인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중국 중서부 개발의 중심지인 쓰촨성 청두(成都)시는 블록체인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중대 기술로 보고 중국블록체인기술센터 조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현재 전 세계 국가 중에서 가상화폐에 대해 가장 강력한 제제를 가하고 있는 중국이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국가적으로 지원, 발전시키고 있다. 

 

실제 지난 2016년 12월 국무원이 발표한 13차 5개년 국가정보화규획(2015~2022)에는 블록체인이 중점 육성돼야 할 기술로 포함됐다. 그보다 두 달 빠른 같은 해 10월에는 중국 공업정보화부에서 ‘중국 블록체인 기술과 응용발전에 관한 백서’를 발표했다. 그 외 중국 지방정부에서도 블록체인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항저우는 알리바바 본사가 위치해 ‘알리바바 도시’로 불리는 곳으로, 블록체인 산업이 촉진되고 있는 중국 도시 중 하나다.  

 

지난 20일 서울에서 열린 '스마트금융&정보보호페어(SFIS)2018' 에 참석한 우제좡(吴杰庄) 13대 중화인민공화국 정치협상회의위원은 기조연설을 통해 "2017년 기준 중국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조달한 자금은 260억달러에 달하며 전 세계에서 채굴되는 가상통화의 60%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 세계 블록체인 기업 중 중국에 위치한 곳은 28%에 육박하고 금융, 의료, IT 등 20여개 업종에 블록체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기업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BAT'로 불리는 중국의 3대 기업인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BAT)는 가장 활발하게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바이두는 글로벌 블록체인 연합체 ‘하이퍼레저’에 가입해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이달 초 기준 블록체인 부문 관련 특허를 49개 보유해 전 세계에서 블록체인 분야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자체적으로 블록체인 백서를 발표했다.  

 

또한 중국 치타 모바일은 'AI 블록체인(AI BlockChain)'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한 스피커를 공개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AI 스피커로는 세계 처음이다. 이밖에 중국 선두 공유자전거 기업 오포(OFO)도 사용자 신뢰도 향상과 금융 등 자사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접목할 계획이며, 바이두와 중국 인터넷 대기업 치후360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애완동물 양육 게임도 출시했다.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 블록체인 연구개발 열풍이 거세지면서 인재 유치 경쟁 역시 치열하다. 실제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비롯해 샤오미 등 블록체인 기술에 투자하려는 중국 기업의 증가세로 연봉 제시액이 높아지고 있고 구인난도 심해지고 있다.   

 

이처럼 중국 당국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국민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정부 차원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혁신을 시도하며 변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고 있고, 기업들도 블록체인 사업 추진에 한창이다. 한마디로 현재 중국은 '블록체인굴기(崛起)'를 실현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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