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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전시 감상]소동파(苏东坡)의 제서림벽(題西林壁)

서정욱 | 기사입력 2018/01/21 [17:06]

[중국 고전시 감상]소동파(苏东坡)의 제서림벽(題西林壁)

서정욱 | 입력 : 2018/01/21 [17:06]

橫看成嶺側成峰(횡간성령측성봉)
가로로 보면 산줄기요 세로로 보면 봉우리라
遠近高低各不同(원근고저각부동)
멀고 가까움, 높고 낮음에 따라 모습이 각각이구나
不識廬山眞面目(불식여산진면목)
여산의 참모습을 알지 못함은
只緣身在此山中(지연신재차산중)
단지 이 몸이 산 속에 있기 때문이라네.
 
소동파(苏东坡)가 중국 강서성 여산에 있는 서림사의 벽에 쓴 '題西林壁(제서림벽)'이라는 시다.

 

▲ 소동파_바이두     © 데일리차이나


 

이처럼 산속에 들어가 있으면 부분적인 산의 모습은 볼 수 있지만 산 전체의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
 
산을 제대로 보려면 적정한 거리를 두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봐야 참 모습을 알 수 있다.
 
과연 산만 그러한가? 정치도 마찬가지 아닌가?
 
"누구나 모든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
 
로마가 낳은 유일한 창조적 천재로 평가 받는 카이사르의 말이다.
 
이 말은 결국 위대한 리더와 범인(凡人)의 차이는 '보고 싶지 않은 현실'까지도 직시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라는 뜻이다.
 
"진정 위대한 지도자는 스스로 낮춰 남의 뒤에 머물기에 오히려 사람들 앞에 나설 수 있으며, 자신을 스스로 드러내지 않음으로 오히려 그 존재가 밝게 나타나고, 스스로 옳다고 여기지 않음으로 옳게 드러나고, 스스로 뽐내지 않음으로 공을 이루고, 스스로 자랑하지 않음으로 오래가는 것이다."
 
노자 '도덕경(道德經)'에 있는 말이다.
 
"군주가 스스로의 총명만을 믿는다면 여러 사람의 총명을 수렴할 수 없고, 그 아래 사람들이 속마음을 다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군주 자신의 밝음이 도리어 밝지 못함이 되는 것이다. 군주 자신의 밝음을 사용하면 비록 작은 곳은 밝겠지만 큰 곳은 어둡게 된다. 따라서 모름지기 밝으면서도 감춤을 사용한 연후에야 크게 밝음이 되는 것이다.”
 
주역 '명이괘(明夷卦)'에 있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군주들은 신임하지 않는 자가 간언하면 비방한다고 생각하고, 신임하는 사람이 간언하지 않으면 봉록만을 훔치는 자라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성격이 유약한 사람은 속마음은 충직해도 말을 하지 못하고, 관계가 소원한 사람은 신임받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여 말하지 못한다."
 
오긍의 '정관정요(貞觀政要)'에 있는 말이다.
 
'낮춤'과 '겸손'만이 더 크게 얻는 유일한 방법이다.
 
'소통'과 '포용'만이 더 큰 밝음을 얻을 수 있다.
 
'충성스러운 말'이 귀에는 거슬리나 행동에는 이롭다.
 
"조선의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다 내 탓이오. 꽃이 지고(가뭄), 홍수가 나고, 벼락이 떨어져도 내 책임이오. 그게 임금이며 그 어떠한 변명도 필요 없는 자리 그게 바로 조선의 임금이라는 자리이니라."
 
이런 마음가짐 때문에 세종대왕이 역사상 위대한 성군으로 남는 것이다.
 
글·서정욱 변호사(전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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