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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내년 중국 경제, 안정적 흐름 이어갈 것"

한정숙 | 기사입력 2017/11/14 [18:59]

[칼럼]"내년 중국 경제, 안정적 흐름 이어갈 것"

한정숙 | 입력 : 2017/11/14 [18:59]

2017년 중국 경제는 기대 이상으로 견실했다. 특히 연초에 중국으로부터의 자금유출 압력이 확대되면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었으나, 오히려 경제는 개선된 결과를 기록했다.

 

산재했던 대외적 리스크들도 중국 정부가 잘 방어해 내면서 상당부분 완화되었고, 당대회의 마무리로 대내적 정치 불확실성도 해소되었다.

 

2018년에도 중국 경제에 대한 하방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체감경기 부문의 개선이 실물경기로 연결되면서 안정적인 흐름은 이어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

 

실물지표들은 2017년 2분기 이후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왔으나, 개별 지표들을 보면 일부는 조금씩 바닥을 다지면서 호전되고 있다. 부동산 가격과 판매 지표, 그리고 고정자산투자가 둔화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는 규제 강화와 높은 기저효과로 2018년 상반기까지 둔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부문별로는 총소비지출이, 산업별로는 금융업 및 교통운송업이 경기의 추가적인 하락을 제약할 전망이다.

 

또한 2분기 이후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던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최근 소폭 개선되었고, 11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였던 M2도 반등한 점이 향후 경기 개선을 시사하고 있어 긍정적이다.

 

2017년 연간 중국 GDP 성장률은 6.8% 이상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차기 정부의 정책 기대감까지 고려하면 2018년 연간 경제 성장률은 6.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정부는 기업들의 비용절감과 공급 및 수요의 밸런스를 위해 지난 몇 년간 과잉생산 산업에 대한 재고 축소를 진행해왔다. 정부 주도의 생산설비 시설 감축으로 구리와 철강 등 원자재 가격의 빠른 상승을 견인했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환경보호와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정책들을 강화하고 있어, 원자재 가격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동시에 중국 정부는 지역개발 프로젝트와 ‘일대일로’ 등의 정책도 가속화하고 있어 인프라투자 확대를 통한 지역 간 불균형 해소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급격한 투자 증가는 후유증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발전 전략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부동산의 경우 가파른 부동산의 가격 상승을 경계하는 동시에 인프라 투자를 병행함으로써 부동산 경기의 경착륙을 억제하고 있다.


2016년부터 부동산 매매 규제가 강화되면서 부동산 가격과 판매 증가율은 2017년에도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2017년 1~9월 중 중국 부동산의 누적 개발투자 규모는 8조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8.1% 증가하면서 5개월 만에 증가 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로 유동성이 점진적으로 실물로 유입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어, 중국 고정투자 부문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판단된다.


투자뿐만 아니라 소비 개선도 기대된다. 시진핑은 경제구조의 불균형으로 인한 경제침체를 해결하고자 수출주도에서 소비주도의 경제성장 체제로의 개혁 등을 과제를 제시했다. 이는 신-도시화를 포함한 소비진작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국면에 놓여있는 글로벌 경제로 대외수요가 과거보다 부진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은 더욱 소비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북경과 상해와 같은 1선도시의 경우, 도시화의 과정에서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음식료와 의류뿐만 아니라 교통, 통신, 여가, 교육, 문화 등의 소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2~3선도시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점차 1선도시의 소비패턴과 유사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소득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삶의 질을 높이려는 소비경향에 따라 선택적 소비선호가 증가하는 것도 중장기적 소비증가 요인이다.

 



최근 몇 년간 연말과 연초마다 중국발 금융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것을 경험했다. 2017년 말과 2018년 초에도 중국의 부동산 경기둔화와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자금유출 압력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있다.


다만 중국 통화당국의 자본시장 조절능력이 과거보다 크게 향상되어 유동성 리스크를 잘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시장이 안정화된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따라서 지난 2년보다는 유연하게 연말과 연초를 지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기업들은 지난 몇 년간 정부 주도의 과잉생산에 대한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경제성장률 둔화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다. 2017년에도 지속적으로 레버리지 규제가 강화되었고, M2 증가율이 둔화세를 보였다.


그러나 부동산 성수기인 9월과 10월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가계 대출이 증가했고, 기업 대출도 함께 증가했다. 또한 새로운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M2가 11개월간의 둔화세를 마무리하고 반등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정부 재정부문도 2017년 3분기까지 재정수입과 지출이 각각 13.4조위안, 15.2조위안을 기록했다. 2017년 재정수입과 재정지출 예산은 각각 16.9조위안과 19.5조위안으로 전년대비 6.07%와 6.41% 증가했다. 연초 제시한 3% 이상의 재정적자율 달성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마무리되고 시진핑 주석 중심의 정치 구도가 확정되었기 때문에, 향후 정부 정책에 대한 기업들의 신뢰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제조업황 개선이 중국 경기 전반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2018년에 신중한 통화정책과 적절한 재정정책을 통해 기업들을 지원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까지의 청사진을 담은 시진핑 2기의 서막

 

중국의 최대 정치 이벤트가 마무리되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차기 최대 권력기구의 인사도 매듭을 지으면서 새로 선출된 차기 지도부가 앞으로 중국 경기의 하방압력을 어떻게 방어해 나갈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최고 권력기구인 상무위원회는 시진핑 (習近平 1953) 주석과 리커창 (李克强 1955) 총리가 연임하게 되었고, ‘7상8하 (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에 의거하여 5명의 인사가 새로이 선출되었다. 정확한 업무 분장은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으나, 선출 결과 발표 당일의 회의장 입장 순서를 보면 대략적인 서열을 짐작해볼 수 있다.


리잔수 (栗戰書 1950)는 전인대 상무위원장, 왕양 (汪洋 1955)은 정협 주석, 왕후닝 (汪滬寧 1956)은 당 중앙서기, 자오러지 (趙樂際 1957)는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한정 (韓正 1954)은 상무 부총리로 새로운 서열이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식적인 업무 분장은 내년 3월 양회에서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차기 지도부의 선출 결과, 파벌별로 상해방의 세력이 크게 약화된 가운데 태자당의 세력이 강화되었다. 유일한 상해방 출신으로는 한정이 있으며, 리커창을 비롯한 왕양이 공청단 출신이다. 한편 리잔수, 왕후닝, 자오러지는 시진핑의 측근인 ‘시좌진’으로 태자당의 세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강화된 결과를 보였다.

 

지난 5년간 시진핑 1기에서 진행한 구조조정, 반부패, 신-실크로드, 13차 5개년 계획 등 중국의 뉴노멀 시대를 이끌기 위한 정책들을 마련해두었다. 이를 발판으로 삼아 시진핑 2기는 향후 5년을 보다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판단이다.

 

특히 차기 정권이 시진핑을 중심으로 파벌 세력의 구도가 명확해졌고, ‘시진핑 신시대 사상’을 당장으로 명기하면서 2050년에는 세계 강대국 반열에 오를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는 지난 5년보다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는 바, 차기 정부는 중국 경기와 기업경영 환경에 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몽 (China Dream)을 품은 13차 5개년 계획

 

시진핑 주석은 2012년 11월 11일 중국몽 (中國夢, China Dream)을 ‘중화민족의 대부흥, 근대 이후 중화민족이 낳은 최대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동시에 이를 중국의 미래 비전이자 장기적 국가 목표로 제시했다. 2016년 양회에서 13차 5개년 계획 전문의 발표를 통해 중국 정부는 향후 5년간 (2016~2020년)의 경제 방향을 설정했고, 6.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것을 밝혔다.


13차 5개년 계획이 예년보다 중요한 이유는 2021년이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으로 중국 역사상 의미가 큰 시점이기 때문이다. 2020년 말에는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어 삶의 질이 향상된 중산층 사회인 ‘소강 (小康)사회를 건설하겠다’는 공산당의 장기 목표가 실현되었는지 확인하는 시점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 13차 5개년이 마무리됨과 동시에 시진핑은 소강사회 건설에 성공한 지도자 혹은 실패한 지도자로 역사책에 기록될 것이기 때문에 시진핑의 업적 측면에서도 상당히 중요하다.


현재 중국 경제는 고속 (高速) 성장에서 중속 (中速) 성장으로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생산 시스템의 효율성 제고가 우선시되어야 한다. 경제 불균형 해소와 동시에 향후 중국의 성장을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정책들은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전통적 산업보다는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13차 5개년 계획에서는 불균형 해소를 위한 1) 환경보호 정책과 2) 국유기업 개혁을 진행하고, 신 (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1) 자본시장 개방과 2) ‘중국제조 2025’를 중점 사업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과거와 비교해 볼 때 향후 중국 경제는 글로벌 시장의 영향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글로벌 시장과의 관계를 고려한 정책들에 초점을 맞추어 13차 5개년 계획 기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기 하방압력을 방어하는 농촌지역의 온라인 소비

 

2017년에는 농촌지역의 온라인 소비에 힘입어 교통운송업은 2분기 이후 9%대의 고무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경기 전방의 하방압력을 부분적으로나마 방어했다. 2018년과 그 이후에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성장 국면에 놓여 있는 글로벌 경제로 인한 세계 무역의 둔화 현상을 바라본다면, 중국 정부의 소비진작 정책과 더불어 이와 같은 소비의 개선요인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과거 중국의 소비는 고위층 간부들의 지출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시진핑 정부는 부익부 빈익빈 (富益富貧益貧) 현상을 탈피하고자 공무원들의 해외 출장, 관용차, 공무 접대에 들어가는 비용인 삼공경비 (三公經費)의 절감과 반부패 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했다. 동시에 민간 소비의 확대를 통한 중국 경제의 장기적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 중국정부는 신 도시화 정책과 산아제한 정책 완화를 발표했다.


한편 과거 중국 소비자들은 정보의 비대칭 속에서 합리적이지 못한 가격으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지불을 했다. 여기에 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중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낮아졌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화에 따라 상품 제조단계에서부터 소비자까지의 유통망이 간소화되었고, 중산층의 확산으로 가격보다는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졌다. 또한 대외 개방으로 해외 트렌드에 민감해진 중국 소비자들은 품질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더욱 낮은 가격에 구매하며 소소한 사치를 즐기려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인터넷의 보급률 확대로 소비재 안에서도 카니발리제이션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빠른 트렌드 변화에서 소비자의 상상을 현실화시켜 주는 새로운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개척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경제 성장률 둔화에서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여 소비자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높은 브랜드가치와 신뢰도를 겸비한 산업과 기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제조업의 체질 개선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중국 경제는 제조업의 발전으로 규모의 성장은 달성했지만, 기술력과 제품의 질에 있어서는 여전히 뒤처져 있다. 중국 정부와 학계에서는 제조업을 ‘대이불강 (大而不强 크지만 강하지 않음)’의 상태에서 벗어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국가 상황과 현실에 입각해 10년 안에 제조업 강국 반열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중국 정부는 2015년 ‘중국제조 2025’를 처음으로 제시했고, 공업기반 강화와 산업구조의 환골탈태 (換骨奪胎)를 도모하고 있다. 제조업의 구체적인 발전 방향과 함께 중점 영역에서의 기술육성의 노선도도 발표했고, 특히 핵심 기초부품, 첨단 기초공법, 결정적인 기초자재와 산업기술 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향후 5년간 중국 경제 성장동력의 역할을 할 ‘중국제조 2025’는 12차 5개년 계획의 ‘7대 신흥산업’과 대동소이하지만, 과거 7개의 산업을 10개로 보다 세분화하였다. 10대 핵심 분야에는 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 자동차, 차세대 정보기술, 바이오, 항공 및 우주정비, 해양장비 및 첨단기술, 전력장비, 신소재, 고정밀화 수치제어기와 로봇, 선진궤도교통장비, 농업기계 장비를 포함하고 있다.


과거 ‘7대 신흥산업’에서는 산업별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면, ‘중국제조 2025’는 전 산업 공동의 체질 개선과 산업 정책을 병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중국 국가와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글로벌 경쟁력도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한정숙 KB증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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