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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전시 감상]중당(中唐) 최고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대주(對酒)

서정욱 | 기사입력 2017/09/25 [16:47]

[중국 고전시 감상]중당(中唐) 최고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대주(對酒)

서정욱 | 입력 : 2017/09/25 [16:47]

蝸牛角上爭何事(와우각상쟁하사)
달팽이 뿔 위에서 무엇을 다투는가?

石火光中寄此身(석화광중기차신)
부싯돌 번쩍하는 찰나에 의탁한 이 몸

隨富隨貧且歡樂(수부수빈차환락)
부유한 대로 가난한 대로 즐거움 있는 법

不口開笑是痴人(불구개소시치인)
입을 벌려 웃지 않는 이 어리석은 자로다.

 

中唐(중당) 최고의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對酒(대주, 술을 앞에 놓고)'라는 시다.

 

▲ 백거이_바이두     © 데일리차이나

 

백거이는 '대주'라는 제목으로 모두 다섯 수의 시를 남겼는데, 위 작품은 제2수다.

 

'蝸角之爭(와각지쟁)'

 

'달팽이의 더듬이 위에서 싸운다는 뜻으로, 하찮은 일로 벌이는 싸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장자(莊子)의 '칙양(則陽)'편에 달팽이 왼쪽 뿔에 사는 촉씨(觸氏)와 오른쪽 뿔에 사는 만씨(蠻氏), 두 부족이 영토 다툼을 벌이다가 큰 희생을 치렀다는 우화가 나오는데, 이로부터 좁은 세상에서 하찮은 다툼을 벌이는 것을 비유하는 '와각지쟁(蝸角之爭)'이라는 말이 유래된 것이다.

 

'電光石火(전광석화)'

 

'번갯불, 부싯돌에서 번쩍이는 불빛처럼 대단히 짧은 순간.'

 

결국 백거이는 세상의 다툼을 와각지쟁에, 짧은 인생을 전광석화에 비유하면서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삶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百歲無多時壯健(백세무다시장건)
백세를 살아도 건강한 때는 짧고

 

一春能幾日晴明(일춘능기일청명)

봄철인들 맑고 밝은 날은 몇 날 되지 않는 것,

 

즐거울 때나 힘들 때나 항상 크게 입을 벌려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글·서정욱 변호사(전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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