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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애정비사]당대 4대 여시인, 설도(薛濤)의 슬픈 사랑

서정욱 | 기사입력 2017/09/21 [15:49]

[중국 애정비사]당대 4대 여시인, 설도(薛濤)의 슬픈 사랑

서정욱 | 입력 : 2017/09/21 [15:49]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7세기 중국 당나라 여류 시인 설도(薛濤)의 작품을 안서 김억이 번역한 시에 김성태가 곡을 붙인 ‘동심초(同心草)’라는 가곡이다.

 

유채춘(劉采春), 어현기(魚玄機), 이야(李冶)와 더불어 ‘당대사대여시인(唐代四大女詩人)’으로 불리우는 설도(薛涛),

 

▲ 설도_바이두     © 데일리차이나

 

그녀는 41세 때 10세 이상 연하인 시인 원진(元稹)과 늦사랑(?)에 빠져 많은 연정의 시를 주고받는데ᆢ

 

나이 차이뿐만 아니라 '기생'과 '사대부'라는 신분의 차이상 그들의 사랑은 끝내 맺어지지 못하고 그녀는 평생 홀몸으로 지내며 비분상심(悲憤傷心)의 감정을 시로 읊다 세상을 뜬다.

 

먼저 위 가곡의 원문인 ''봄날의 소망(春望詞)''이라는 그녀의 시 전문을 감상해 보자.


花開不同賞(화개부동상)
꽃 피어도 같이 즐길 이 없고
花落不同悲(화락부동비)
꽃이 져도 함께 슬퍼할 이 없네
欲問相思處(욕문상사처)
묻고 싶어라. 그리운 님 계신 곳
花開花落時(화개화락시)
꽃 피고 꽃 지는 시절에

攬草結同心(남초결동심)
풀 뜯어 같은 마음 매듭을 지어
將以遺知音(장이유지음)
임에게 보내려 마음먹다가
春愁正斷絶(춘수정단절)
사무친 그리움 잦아들 때에
春鳥復哀吟(춘조부애음)
봄 새들이 다시 와서 애달피 우네

風花日將老(풍화일장로)
꽃잎은 바람에 나날이 시들어 가고
佳期猶渺渺(가기유묘묘)
만날 기약 아직 아득하기만 한데
不結同心人(불결동심인)
마음을 함께 한 님과는 맺어지지 못한 채
空結同心草(공결동심초)
공연히 풀매듭만 짓고 있네요.

那堪花滿枝(나감화만지)
어찌하나 가지 가득 피어난 저 꽃
煩作兩相思(번작량상사)
괴로워라, 서로 서로 그리움 되어
玉箸垂朝鏡(옥저수조경)
아침 거울 흘러내린 옥같은 눈물
春風知不知(춘풍지부지)
봄바람은 이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숨을 참는다고 심장이 멈추진 않듯이 그리움을 참는다고 기억이 지워지지는 않는 것,

 

믿고 마음을 주고받은 님과 일이 잘 안 풀려 혼자 애태우는 독자가 있다면 공연히 풀매듭만 짓지 말고 마음을 열어 먼저 다가가 그리운 님과 꼭 맺어지기를 바란다.

 

글·서정욱 변호사(전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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