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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깊은 漢字] 망신(亡身)

심의용 작가 | 기사입력 2017/11/10 [10:08]

[속깊은 漢字] 망신(亡身)

심의용 작가 | 입력 : 2017/11/10 [10:08]

 

근거 없는 비방으로 남 욕하다가 망신당한 적 많지만 천하의 장자(莊子)도 망신을 당한 적이 있으니 그리 실망할 일은 아니다. 장자는 자신의 망신에 대해 겸손한 반성을 했다. 망신의 사전적 의미는 말이나 행동을 잘못하여 자기의 명예나 체면 따위가 손상을 입는 일을 말한다. 장자가 겪은 망신은 어떠했을까?


장자가 조릉(雕陵)이라는 밤 밭에 갔을 때였다. 이상한 까치가 장자의 이마를 스치고 밤나무 숲에 내려앉았다. 그때 장자가 본 것이 있다. 매미는 그늘에서 즐겁게 노래하고 있지만 사마귀가 잡아먹으려는 것을 모른다. 사마귀는 매미를 잡아먹으려는 욕심에 빠져 이상한 까치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그 순간 장자는 사물들이 모두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서로 얽혀 있다고 깨닫는다. 그때 밤 밭주인이 나타나 욕을 했다. 장자는 무엇을 깨달았을까?


집밖으로 나오지 않고 언짢은 기색이었을 때 제자가 그 이유를 묻는다. 그때 장자가 한 말이 있다. “외물의 욕심을 쫓느라 내 몸을 잊었다.(守形而忘身)” 한자를 보면 내 몸을 잊었다라고 번역한 말이 망신(忘身)이다. 지금 우리가 망신(亡身)스럽다고 말하는 것이 혹시 이 장자의 망신(忘身)으로부터 나온 것은 아닐까?


장자가 말한 망신(忘身)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이지만 대체로 외물과의 접촉으로부터 생긴 욕심에 휘둘려서 자신의 본성을 잊는다고 해석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외물에 대한 욕심에 휘둘려서 즉 망상(妄想)에 빠져서 자신의 몸이 처한 처지를 망각하고 몸이 처한 현실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망상에 빠져 자신의 몸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여 현실이 요구하는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망신당하기 마련이라는 말이 아닐까?


그럴 때 망신이란 단지 명예나 체면 따위가 손상을 입는 일이 아니다. 허황된 생각에 빠져 몸이 처한 현실을 망각한다는 의미로서 망신(忘身)이고 이런 망각의 삶을 살다가 몸이 처한 현실을 망치게 된다는 의미로서 망신(亡身)이며 그것도 의식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망상 속에서 망령된 믿음으로 살아가게 된다는 의미로서 망신(妄信)이다.


나의 몸이 처한 구체적 현실이 요구하는 마땅히 해야할 일을 겸손하게 인정하고 묵묵히 수행할 때 망신을 피할 수 있다. 망신을 당했더라도 오히려 겸손한 인정과 반성을 한다면 개망신에 이르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정치인이라면 더욱 그러하여 망신에서 개망신으로 이어진다면 그 인생은 끝인 것이다. 


글·심의용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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