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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깊은 漢字] 지속가능성, 천장지구(天長地久)

심의용 작가 | 기사입력 2017/10/29 [09:59]

[속깊은 漢字] 지속가능성, 천장지구(天長地久)

심의용 작가 | 입력 : 2017/10/29 [09:59]
▲ 영화 '천장지구' 포스터     © 데일리차이나

 

<천장지구(天長地久)>라는 영화가 있다. 유덕화가 피를 흘리며 오토바이에 오천련을 태우고 가는 장면은 유명하다. 왜 이 영화의 제목이 천장지구일까? 천장지구(天長地久)라는 말은 천지는 장구하다는 의미이다. 사랑은 영원히 변치 않는 것을 상징한다. 이 말은 원래 노자(老子)에 나온 말이다.


“천지는 장구하다. 천지가 장구할 수 있음은 혼자 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장구할 수 있다. 그래서 성인은 몸을 뒤로 하기에 몸이 앞서고, 몸을 내던지기에 몸을 보존한다. 이것은 사적인 욕심이 없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사적인 욕심을 이룰 수 있다.”(天長地久. 天地所以能長且久者, 以其不自生. 故能長生. 是以聖人後其身而身先, 外其身而身存. 非以其無私邪? 故能成其私.)


천지가 장구하다는 말은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근대의 시대적 정신은 무엇이었을까? 효율성과 유용성이었다. 쓸모있는 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빨아먹는 것이 최선의 가치였다. 그러나 이제 미래 세대의 자산마저도 빨아먹기 시작했다. 지속가능하지 않다. 근대를 넘어서려는 지금의 시대적 정신은 무엇일까?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다. 천지는 어떻게 지속가능할까? “혼자 살려고 하지 않는다”라고 번역한 말은 자생(不自生)이다. 그렇다면 혼자 살려는 자생(自生)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혼자만 살려는 이기주의나 외고집은 미래와의 단절이다.

 

그렇다면 자생(自生)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공생(共生)이다. 공멸하지 않기 위해서는 공생의 미덕과 시스템과 원칙을 생각해보아야할 때다. 근본적으로 공생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인가? 독점이다. 독점은 자본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명예도 그렇고 권력도 그렇다.

 

미덕의 핵심은 무조건적인 베풂이라고 할 때 악덕의 핵심은 독점이다. 돈이건 음식이건 물건을 독점하는 일은 악덕이다. 그렇다면 좋은 미덕과 명예를 혼자 독점하는 일도 악덕이라 할 수 있다. 혼자 좋은 미덕과 좋은 명예를 독점하려고 많은 사람들을 불명예와 악덕과 상처로 내모는 고집은 미덕이 아니라 악덕이다. 어떤 것이든 독점은 악덕이다.

 

도덕적 미덕과 명예를 독점하려는 사람은 자신의 도덕적 이미지가 손상될 때 쉽게 흥분하고 분노한다. 그런 만큼 자신의 도덕적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해 티를 낸다. 그러나 과도한 드러냄과 티 나는 과시와 생색은 언제나 역효과를 가져온다. 노자(老子)는 이런 인간의 심리를 정확히 간파했다.

 

“공로를 이루었다고 해서 그 공로를 자신의 것으로 자랑하지 말라. 오직 자랑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공로를 잊지 않는다.”(功成而弗居, 夫唯弗居, 是以不去.)

 

혼자만 살겠다고 자생하려는 독점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오히려 어떤 것이든 자신이 가진 것을 버릴 때 공생은 가능해진다. 사적인 욕심이 없기 때문에 사적인 욕심을 이룰 수 있다. 그것은 돈이든 도덕적 명예이든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지속가능한 사랑은 나 혼자만 좋은 사람이 되도록 행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행위하는 일이다.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될지라도 개의치 말고.

 

글·심의용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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