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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깊은 漢字] 야단(惹端)

심의용 작가 | 기사입력 2017/09/30 [16:12]

[속깊은 漢字] 야단(惹端)

심의용 작가 | 입력 : 2017/09/30 [16:12]

 

 

우리는 아이들을 야단친다. 크게 꾸짖는다는 말이다. 야단(惹端)이라는 말이 재미있다. 그 어원은 ‘야기요단(惹起鬧端)’이다. ‘야기’란 ‘야기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뭔가를 일으킨다는 뜻이다. ‘요단’이란 시끄러운 사단(事端)을 의미한다.


야기요단이란 말은 그래서 쓸데없는 사단을 떠들썩하게 일으켜서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는 의미이다. 야단스럽다는 말이 있고 야료(惹鬧)를 부린다는 말도 있다. 야료란 까닭 없이 트집을 잡고 마구 떠들어 대는 짓을 말한다. <도덕경>에는 이런 말이 있다.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知者不言, 言者不知.)


노자의 말을 철학적으로 분석하려는 사람들은 비트겐슈타인을 들먹이며 추상적인 설명을 늘어놓는다. 왕필의 해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천재답게 간단명료하다.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는 말에는 “사단을 조장한다.”(造事端也)고 했고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는다.”는 말에는 “자연의 이치에 따른다.”(因自然也.)고 했다. 촌철살인이다.


복잡한 철학적 개념을 들이대기 전에 이것을 물어야 한다. 아는 사람은 무엇을 알기에 무엇을 왜 말하지 않았고, 모르는 사람은 무엇을 모르기에 무엇을 왜 말하였을까? 왕필의 주석에 근거하면 말하는 사람이 알지 못하는 것은 두 가지다. 자신이 한 말이 어떤 사단을 야기할지를 모른다. 자신의 의도나 상대의 의도가 어떠한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아는 사람은 어떤 사단이 일어날 것을 미리 안다. 자신의 의도와 상대의 의도가 어떠한지도 알고 있다.


말로 야단스럽게 야단치는 사람은 자연의 이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쓸데없는 사단을 조장해서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야단치려는 의도가 자신을 드러내고자하는 과시욕이나 타인을 제압하려는 권력욕이나 너를 위하고 있다는 배려를 도드라지게 하려는 허영심일 수도 있다. 


이런 자기 욕심에 가려서 어린아이의 상태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것의 효과는 어린아이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일만 더 악화시킬 뿐 아니라 먼 미래에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조차 모른다.


자연의 이치를 아는 사람은 함부로 말로 사단을 일으키지 않고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일으킬지를 미리 짐작하여 자연스런 흐름에 따라 행동할 뿐이다. 그러므로 함부로 어린아이를 야단치지 말고 그 어린아이가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자연의 이치를 묵묵히 먼저 이해해야하는지도 모른다. 말은 그 다음이다.

 

글·심의용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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