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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톄쥔 교수에게 듣는 중국 현대 농업정책

박병화 기자 | 기사입력 2017/10/31 [11:48]

윈톄쥔 교수에게 듣는 중국 현대 농업정책

박병화 기자 | 입력 : 2017/10/31 [11:48]

"농업인 평균 나이는 일본 64세, 한국 60세, 중국 57세로, 농촌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도시민이 참여하는 '사회적 농업'은 이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9월 25일, 충남연구원 4층 회의실에서 중국인민대학 지속가능발전고등연구원 윈톄쥔(溫鐵軍) 원장을 초청해 '생태문명 전략과 농촌 개발: 중국 현대 농업정책의 해석' 이란 주제발표를 중심으로 제24회 충청중국포럼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윈톄쥔 원장은 한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도 농촌과 농민, 농업을 묶은 '삼농(三農)' 문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는 기본적으로 소농을 기반으로 하는 생태친화적 농업이기 때문에 산업화와 규모화 등 서구식 약탈 농업의 모델를 따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신 생태문명을 복원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농업·농촌 모델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윈 교수는 중국 3농 문제 주창자이자 3농 문제 이론과 실천의 최고 권위자로 유명하다.

 

▲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도청 접견실에서 윈톄쥔 중국 3농 문제 주창자와 '3농'을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출처: 충청남도 네이버 블로그)     © 데일리차이나


아래는 포럼에서 윈 원장이 밝힌 내용이다.


농촌 발전의 거시적 배경을 살펴보면, 세계 농업의 객관적 이질성이 존재한다. 세계 농업은 주로 미국, 캐나다, 호주를 비롯한 자본화 대농장(Capitalized Big-Farm)인 앵글로-색슨(Anglo-Saxon) 모델, 유럽 연합(EU)을 비롯한 중소 농장(Mediumand Small Farm) 라인(Rhine)모델, 소농제 농업 경제인 아시아모델로 구분된다.


많은 동아시아 학자들은 지역 내 농업 경제의 경쟁력을 추진하기 위해서 강하게 미국식 규모화 농업모델을 차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미국 등 앵글로-색슨 농업 발전 모델은 식민지화를 통해서 자본화 대농장을 세웠다.


단, 중국,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남미와 북미, 그리고 아프리카 국가처럼 수백 년 간 식민지 재배를 당한 역사가 없으며 수천 년간 농업문명의 뿌리를 바탕으로 토지를 균등분배 하는 토지개혁을 실행했기 때문에 소농제농업 경제가 사회를 지탱했다.


미국,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식민지와 전쟁 등 외부 방식을 통해서 경제 성장 비용을 전가하여 발전시켰다. 반면, 1949년 이후 중국의 경제는 농업의 희생을 바탕으로 내부 비용을 전가하여 성장했다.


신중국 성립 후 중국 중앙정부는 공업화와 도시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발전 비용을 농촌에 전가하고 소련의 집체농장 모델을 농촌의 발전 방식으로 채택했다. 1980년대 덩샤오핑은 농촌 경제 발전을 추진하기 위해서 농가별 토지 분배, 농가 경영책임 제도를 도입하며 농촌의 향촌건설운동 부흥의 계기를 마련했다.

 

▲ 출처: 충남연구원     © 데일리차이나


1990년대 도시 산업화 중심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농촌의 과잉 노동력이 도시로 흡수되면서 농촌 사회 파괴와 환경오염 위기가 대두되었다.


2004년부터 중국정부는 3 문제를 가장 중요한 국가 과제 중 하나로 설정하면서 매년 발표되는 중공중앙 1호문건의 주제가 3농 문제와 관련되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국내의 과잉자본을 해소하고 농촌의 생활수준을 개선하기 위해서 많은 투자를 했다.


공업화에 의해 파괴된 농촌 상황을 향촌건설운동을 통해서 스스로 회복을 하고 합작조직을 통한 농민의 조직화가 필요하다. 또한, 농촌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서 소농(小農)뿐만 아니라 도시민이나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회화된 생태농업을 구축해야 한다.

 

향촌건설운동의 한 사례로 농업생산자가 도시소비자와 만나기 위해 공동체지원농업(CSA)모델을 차용하여 만든 샤오마오뤼농장(小毛驴: 작은 당나귀)이 있다. 또한 중국인민대학과 베이징시 하이뎬구 간 산업-대학-연구 기반 공동 건설의 실험 기지가 있다. 중국 최초이자 최대의 공동체지원농업 농장인 샤오마오뤼농장은 약 9만㎡ 토지면적에 각종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유기농 채소에 대한 도시민들의 이해를 위해 농장에서 파종부터 수확까지 농촌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농장의 일부 토지를 임대하여 도시민에게 안심할 수 있는 유기농 채소를공급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2012년 아름다운 중국, 2013년 아름다운 농촌과 도시, 2014년 새롭고 능력있는 마을주민, 2015년 생태문명의 구조 심화, 2017년 녹색 생산 수단 등 생태문명 건설을 위한 새로운 전략 과제를 제시하고 이를 적극 추진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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