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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부동산 열풍은 중국인 때문, 왜?

박병화 기자 | 기사입력 2017/09/14 [10:12]

호주 부동산 열풍은 중국인 때문, 왜?

박병화 기자 | 입력 : 2017/09/14 [10:12]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기회가 있는 나라로 터전을 옮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민을 결심할 때 사람들은 문화적 정체성을 포기하고 정착국가의 단일 문화에 동화될까, 아니면 새로운 곳에서 세력을 이루려고 함께 모여 살며 모국 문화의 특성을 보전할까?

 

홍콩중문대(CUHK) 경영대학원 호텔관광경영학·재무학과의 매기 롱 후(Maggie Rong Hu) 조교수가 시드니공대의 애드리안 D. 리(Adrian D. Lee)와 공동 연구한 결과, 답은 후자였다. 연구에 따르면 시드니에 정착한 이민자 그룹은 모국 문화와 유사한 문화권이 형성된 지역에 집을 얻을 확률이 높았다. 문화적 거리(culture distance)가 가까운 지역에 거주하려고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할 의향도 더 컸다.

 

특히 동아시아, 그 중에서도 중국인 그룹이 모국 문화와 친숙한 지역사회를 선택하고 그곳에 거주하려고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확률이 가장 높았다.

 

후 교수는 “조사 결과, 부동산 가격에 있어 개인의 문화적 배경이 중요한 요소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주택 구매자와 지역 간 문화적 거리가 1유닛만큼 줄어들 경우 집값은 1.1%, 즉 7382호주달러씩 증가했다. 이때 1유닛이란 표본상의 호주인과 중국인 평균 구매자 간 문화적 거리 격차를 말한다.

 

▲ 호주     © 데일리차이나


이번 연구가 흥미로운 점은 인종 집단에 따라 거주 문화 선호도에 차이가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후 교수는 “아시아 출신 투자자들은 유럽, 호주 투자자들에 비해 거주 문화 선호도가 강력하게 발현됐다. 그 중에서도 중국인 집단은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자국 문화와 가까운 지역에 집을 사려는 경향이 가장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아시아 부동산 투자자와 부동산 주변지역 간 문화적 거리가 1유닛씩 줄어들 경우, 집값은 2~4%씩 상승했다. 유럽 투자자일 경우엔 상승폭이 1.3%에 불과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서 온 이민자들 중에는 호주에 정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국 문화에 끈끈한 연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후 교수는 설명한다.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거주 문화 선호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유럽인은 아시아 이민자에 비해 일찍 정착한 집단이며 문화적 거리도 그리 멀지 않다. 따라서 현지 호주 사회에 더 잘 적응하고 있고 마국과의 연대감도 그리 강하지 않은 편이다.

 

후 교수는 “문화적 거리 민감성 또는 거주 문화 선호도는 늦게 정착한 이민자 집단보다 먼저 자리잡은 인종 집단에게서 더 약하게 발현된다”고 말한다.

 

주목할 점은 실제 중국이 최근 몇 년간 호주 이민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며, 중국 투자자 사이에서 호주 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는 사실이다. 호주 부동산에 대한 중국인의 관심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자본의 호주 부동산 투자 규모는 2010년 이후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시드니 시내에 있는 신축 아파트의 절반 가량을 중국인 투자자가 싹쓸이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로 주택 구매자가 문화적 근접성을 느끼는 지역 부동산에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후 교수는 이번 연구가 사회 다양성 및 도시 계획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한다.

 

해외 출신 이민자가 자국 문화가 보전된 곳에 자연스럽게 끌린다는 사실을 인식함으로써 이민자와 지역사회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후 교수는 “인종 집단별로 다른 주택 투자 선호도를 인식하고 배려한다면 더욱 효율적인 도시 계획을 도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리는 시드니 개인 투자자의 주택투자 결정을 통해 문화와 인종 분리가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을 밝혀냈다.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밴쿠버처럼 이질적 문화가 공존하는 이민 도시에서 이와 유사한 현상이 또 관찰될 수 있다”고 결론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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